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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국채금리면 증시 좋은 실적 쉽지 않아”…“연준, 금리 더 안 올리면 매수신호”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6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우려에 10년 만기 국채금리 급등세가 더해지면서 7거래일 연속 하락했습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후폭풍이 오래가는데요. 나스닥이 0.74% 빠진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0.41%, 0.55% 내렸습니다.

이날 10년 물 국채금리가 한때 연 3.35%를 돌파했는데요. 6월16일(3.495%) 이후 최고치입니다. 호주 중앙은행은 예상대로 금리를 0.5%p 인상했는데요.

강달러도 지속하고 있습니다. 이날 달러인덱스도 110.5까지 치솟았는데요.

종목별로는 최고재무책임자(CFO)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베드 배스 앤 비욘드가 18.42% 폭락했고 배송물량 축소가 전망되는 페덱스가 2.18% 떨어졌는데요. 오늘은 국채금리와 에너지 시장 상황, 증시 전망을 짚어보겠습니다.

“10년 만기 美 국채 6월16일 이후 최고치”…“英 10년 물도 새 총리 생계비 지원책 가능성에 3.1% 넘어”


우선 경제지표부터 보죠. 이날 미 공급관리협회(ISM)이 발표한 8월 서비스업 지수가 56.9로 예상치(55.3)를 웃돌았는데요. 전달 수치(56.7)보다도 높습니다. 신규 수주 지수는 61.8로 7월(59.9) 수치에서 상승했고 가격 지수는 같은 기간 72.3에서 71.5로 내려왔죠. 앤서니 니베스 ISM 협회장은 “14개 서비스 산업이 모두 성장세를 보였다”며 “고용도 약간 개선된 것으로 나온다”고 전했는데요.

이는 미국의 서비스 시장이 나쁘지 않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8월 고용이 31만5000개 증가하면서 견고한 것을 보여준 데 이어 미국 경제가 아직 괜찮음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자료가 나온 거지요.

S&P 글로벌이 내놓은 8월 서비스업 PMI 확정치(43.7)가 예비치(44.1)보다도 떨어지면서 가파른 속도로 위축되고 있음을 시사했지만 월가는 ISM 자료에 더 주목합니다. 미 국채금리가 오른 것도 이 때문인데요.

씨티는 “(ISM과 S&P 자료가) 맞지 않는 이유는 불분명하지만 ISM에서 나온 강한 수치는 경제 활동 둔화라는 우려를 사그라들게 한다”며 “연준이 9월에 0.75%포인트(p) 금리인상과 함께 여전히 매파적인 입장을 추구하게 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구성 요소가 상품에서 서비스로 넘어가고 있지요. 그런 상황에서 서비스 업황이 예상보다 좋다는 것은 서비스 수요가 지속하고 있다는 것이고, 서비스 가격 상승을 의미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타이트한 고용 상황은 서비스 업종에서의 임금인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하지요. 이번 노동절 연휴(9.2~9.6) 항공 여행객 수도 876만 명으로 2019년(860만 명)을 넘어섰다고 하죠.

서비스 PMI 현황


그래서 씨티가 매파 연준을 다시 얘기한 겁니다. 가격 상승은 금리인상으로 대처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피터 갠리 삭소 은행의 전략가는 이날 오전 일찍 “ISM 수치가 꽤 부정적으로 나오면 인플레이션 기대를 낮추고 장기 미 국채금리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했는데 그 반대가 됐으니 국채금리는 뛰고 미국 증시는 하락하게 됐지요.

국채로의 자금 유입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스트래테가스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달 가장 인기 있었던 상장지수펀드(ETF) 분야가 국채로 80억 달러가 들어왔다고 하는데요. 반면 하이일드에서는 40억 달러가 나갔다고 합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새 영국 총리로 선출된 리즈 트러스 외무부 장관이 1700억 달러 규모의 생계비 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할 경우 채권공급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에 영국의 10년 물 국채금리가 3.1%를 넘어 11여 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는데요.

당초 영국 정부는 10월에 전기·가스요금을 표준가구당 연간 1971파운드에서 80% 인상한 3549파운드로 올릴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영국 가계와 경제에 치명타가 될 것을 우려해 요금을 동결하고 이를 정부 지출로 메울 생각인데요. 러시아가 서방이 대러 제재를 풀 때까지 노르트스트림-1을 폐쇄한다고 공식화한 만큼 정부 지원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이는 유럽의 물가상승과 함께 국채금리가 뛰는 요인인데요. 주요국의 국채금리 상승은 미국 국채금리에 간접 영향을 주게 됩니다. 이날 독일의 10년 만기 국채금리도 한때 1.64%까지 치솟았죠.

“회사채 물량에 QT 우려도 끊이지 않아…“가스 재고 높다지만 각국 정부 재정 능력 중요”


추가로 미국 국채금리 상승 요인을 두 가지 더 꼽자면 지속적인 양적긴축(QT) 우려와 회사채 매도에 전반적인 채권 금리가 올라갔다는 점을 들 수 있는데요. 톰 디 갈로마 시포트 글로벌 홀딩스의 매니징 디렉터는 “중앙은행 차원에서 더 많은 금리인상이 있을 것이며 인플레이션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QT도 상당히 빠르게 오고 있다”며 “이날은 시장에 나온 회사채가 많았는데 이런 것들이 국채시장에 압력을 줬다”고 해석했습니다.

자비에르 코로비나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 글로벌 거시 전략 디렉터는 “QT가 위험 자산에 부정적”이라며 “QT 리스크는 2023년이 되면 증가할 것이다. 내년에 대차대조표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모기지담보부증권(MBS)을 적극 매각해야 할 수 있으며 이것이 모기지대출 금리에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봤는데요. 반면 CNBC의 선임 시장 해설가인 마이클 산톨리는 “나는 QT가 시장에 (위협이 아니라) 대부분 관계가 없다고 본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어쨌든 관심은 10년 물 국채금리가 어디까지 가느냐인데요. 월가에서 활동 중인 노현철 쿡(Cook) 캐피털 그룹 매니징 파트너는 “10년 만기 금리가 오르긴 하겠지만 당분간 6월 수준을 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시장이 보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폭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에 0.75%p를 인상할 확률 72%를 포함해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3.75~4.00%이 될 것이라고 보는 이들이 가장 많은데요.



OECD 집계 일반정부 부채 현황. OECD


앞서 언급한 유럽의 에너지 가격도 미국의 국채금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인데요. 1차로는 유럽 주요 정부가 재정 지원으로 물가 상승을 틀어 막는다고 해도 언제까지 뒷받침하느냐가 관건이기 때문이지요. ‘유럽 에너지 가격 상승→인플레 급등→주요국 국채발행 확대와 기준금리 상승 우려→유럽 국채금리 급등→미 국채금리 상승 요인’이 될 수 있어서입니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에 따르면 2021년 기준으로 영국의 일반 정부부채 비율이 143%, 프랑스 145%, 이탈리아 183% 등인데요. 독일은 78% 수준입니다. 도이치뱅크는 영국의 공격적인 재정정책을 지목하면서 파운드화 가치가 폭락할 수 있다고 했는데요.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선임 고문은 “미국은 에너지 가격이 떨어지고 있지만 유럽은 에너지 가격이 엄청난 걱정거리(super concern)”라며 “각국이 재정적으로 치솟는 에너지 가격을 재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여력(space)이 있느냐가 중요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물론 유럽의 천연가스 재고가 높긴 한데요. 유럽은 11월까지 80%까지 재고를 채우기로 했던 목표를 지난 주에 달성했습니다. 유럽 최대 가스 소비국인 독일은 86%에 달하는데요. 이 정도면 꽉 채웠다는 말도 나옵니다.

이 때문에 이날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 상승세도 누그러졌는데요.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한때 10월 물이 27.5유로 떨어진 메가와트시(MWh)당 218유로에 거래됐다고 합니다. 골드만삭스의 제프 커리 원자재 리서치 글로벌 헤드는 “(유럽의) 천연가스 재고가 많이 늘었고 이를 준비해왔다”며 “고통이 없지는 않겠지만 앞으로는 가격이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는데요.

하지만 겨울철 수요가 어떻게 될지가 관건입니다. 매우 추운 겨울이라면 얘기가 달라지는데요. 신용평가사 피치는 “대체 공급처 발굴과 기록적인 천연가스 수입 증가, 가스 사용량 15% 감소 등의 노력이 극심한 가스부족을 피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겨울철 온도와 우크라니아 전쟁 등 불확실성이 여전히 많다”고 설명했죠.

애크먼 “연준, 금리 4% 이상으로 올린 뒤 1년 유지해야”…“증시, 장기적 낙관론은 유지해야” 주장도


이에 비하면 미국은 에너지에 관한 한 유럽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유롭습니다. 먼저 여름 휴가철 수요가 노동절 연휴를 기점으로 끝났는데요.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이날 현재 미국 전역의 보통 휘발유값은 갤런당 3.779달러로 두 달 넘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낙폭이 조금씩 줄긴 해도 6월14일(5.02달러) 이후 계속해서 감소하는데요. 패트릭 드한 가스버디의 석유 분석 헤드는 “좋은 상황이 지속할 것 같다”며 “할로윈과 추수감사절 사이에는 3.49달러까지 내려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이런 흐름대로라면 연말에 텍사스와 오클라호마 같은 일부 주는 휘발유 값이 3달러 이하로도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되는데요. 존 킬더프 어게인 캐피털의 파트너는 “우리는 실제로 러시아산 석유를 전혀 잃지 않았다”며 “그것은 인도와 중국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했습니다. 러시아 제재에 공급이 크게 감소(유가 상승)할 것으로 우려됐지만 실제로는 아시아로 수요처가 바뀌었다는 거죠.

하지만 이 또한 여러 차례 전해드렸듯 휘발유 값은 미국 정부의 전략비축유 방출 중단과 우크라이나 전쟁의 방향,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조치 등 리스크가 적지 않습니다. 오일 프라이스 인포메이션 서비스의 톰 클로자 글로벌 에너지 분석 헤드는 “휘발유 가격이 하락할 수 있지만 그렇게 많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며 되레 연말에 다시 오를 수도 있다”고 예상했는데요.

미 휘발유 가격 현황. AAA


어쨌든 미국은 다른 것 아니냐는 얘기들이 적지 않습니다. 에너지도 그렇고 인플레도 내려가고 경기도 상대적으로 나으니까요. 대표적인 강세론자인 펀드스트랫의 톰 리는 “떨어지는 휘발유와 주택 가격은 인플레이션이 하락한다는 자신감을 준다”는 입장을 재차 보였는데요.

그러나 전반적인 분위기가 좋지 않습니다. 오늘까지 7일 연속 하락으로 2016년 이후 최장 기간인 데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에 따르면 지난주 글로벌 주식형 펀드에서 94억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갔다고 합니다. 올 들어 4번째로 큰 규모인데요. 마이클 산톨리 CNBC 코멘테이터는 “지금 같은 국채금리라면 S&P500이 좋은 실적을 낼 것이라고 기대하지 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매수 시점을 두고는 분석이 엇갈리는데요. 억만장자 투자자 빌 애크먼은 “연준이 기준금리를 4% 이상으로 해야만 할 것이며 이를 1년 정도 유지할 것”이라며 “내년에는 인플레가 4% 또는 3.5% 정도로 내려올 텐데 사람들이 연준이 더 이상 금리를 올리지 않고 조만간 내린다고 보면, 그때가 매수 신호(buying signal)”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파이퍼 샌들러의 크레이그 존슨은 “나는 시장에서 이렇게 투자자들이 부정적인 것은 꽤 오랜만”이라며 이런 상황은 매수 기회가 앞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봤습니다.

장기 긍정론은 여전한데요. 실비아 자블론스키 데피앙스 ETFs의 최고경영자(CEO)도 “지금의 시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장기적 관점에서 낙관론을 유지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제프 크럼펠만 마리너 웰스 어드바이저스의 최고투자전략가는 “고용과 인플레이션, 제조업에서 좋은 소식이 있으며 이는 펀더멘털이 상대적으로 견고하고 밸류에이션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시장이 지나치게 떨어지고 있다”며 과도 매도론을 폈지요.

그럼에도 한동안 변동성이 클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0.92포인트(3.54%) 상승한 26.91에 거래됐는데요. 유럽과 중국의 상황이 좋지않고 논란이 많지만 QT가 9월부터는 늘어나며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실제로 어떻게 나올지 봐야죠.

월가의 전설로 불리는 마크 모비우스는 “올해 내내 시장 상황이 갈수록 나빠질 것”이라고 했는데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때인 듯합니다.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유튜브 생방송] : 미국 경제와 월가, 연준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을 제공하는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매주 화~토 오전6시55분 서울경제 ‘어썸머니’ 채널에서 생방송합니다. 방송에서는 ‘3분 월스트리트’ 기사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이뤄지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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