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타고니아의 유일한 주주는 지구" 지분 전량 넘긴 창업자

/사진제공=파타고니아

파타고니아의 창업자인 이본 쉬나드가 모든 지분을 넘기고 친환경 활동을 강화하기로 했다.

친환경 아웃도어 스포츠 브랜드인 파타고니아는 회사 지분을 소유한 쉬나드 일가가 모든 소유권을 파타고니아 퍼포즈 트러스트(Patagonia Purpose Trust) 와 홀드패스트 컬렉티브(Holdfast Collective)에 양도했다고 14일(현지시간) 밝혔다. 파타고니아는 비상장 기업이며 쉬나드 일가의 지분 가치는 30억달러(약 4조 2000억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라이언 갤러트 최고경영자(CEO)는 2년 전부터 환경·사업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할 새로운 구조를 고민해왔고 사람과 지구를 우선하는 비즈니스의 새로운 방식으로 사회에 영감을 주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새로 설립된 홀드패스트 컬렉티브는 회사의 모든 비의결권 주식을 소유한 비영리 단체로, 배당금 전액을 친환경 활동과 지역 사회 활성화, 생물 다양성 보전, 자연 보호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매년 파타고니아 경영을 위한 재투자 이외의 모든 재무적 이익은 환경 위기를 막기 위한 활동에 쓰이게 된다. 회사의 실적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매년 약 1억 달러(약 1,400 억원)의 배당금이 홀드패스트 컬렉티브를 통해 환경 보호에 투입될 예정이다.

의결권이 있는 파타고니아 주식은 파타고니아 퍼포즈 트러스트가 전량 소유한다. 퍼포즈 트러스트는 파타고니아 쉬나드 창업자의 뜻을 보전하고, 영리를 추구 기업이면서도 환경 보호를 위한 비즈니스를 전력으로 수행한다는 목표다.



파타고니아는 새로운 지배 구조를 통해 환경을 위한 책임 경영을 강화하는 동시에 매년 매출의 1%를 환경 단체 활동가들에게 지원하는 제도, 비콥(B Corp·사회적 기업 인증) 관련 사업 등 지구 환경을 위한 기존의 활동을 이어간다. 창업자 이본 쉬나드는 소유주의 지위에서 물러나 이사회 멤버로 참여하게 됐다.

쉬나드 창업자는 “우리는 자본주의를 넘어서려고 한다. 자연에서 얻은 자원을 투자자들의 부로 바꾸는 대신 모든 자원의 원천인 지구 환경 보호에 쓸 것"이라며 "지구를 파타고니아의 유일한 주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한편 쉬나드 창업자는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소수의 부자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가난한 사람으로 귀결되는 자본주의가 아닌, 새로운 형태의 자본주의가 탄생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우리는 지구를 지키기 위해 일하는 사람들에게 최대한의 돈을 기부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그는 억만장자면서도 미국에서 서민 자동차로 분류되는 스바루를 직접 운전하는 등 검소한 생활을 이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쉬나드 창업자는 "내 삶을 올바르게 정리할 수 있게 돼 안도감이 든다.이제 나는 내일 죽을 수도 있지만 파타고니아는 향후 50년간 옳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