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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자극할라…삼성전자 M&A에 당국 긴장

■외환시장 숨은 변수는

삼성, 시장평균환율 '마 거래' 뜸해

ARM 인수 앞두고 달러 비축 가능성

환전 수요 쏟아지면 시장 흔들 수도

이재용(왼쪽) 삼성전자 부회장과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2019년 회동해 만찬 장소로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등(원화 약세)하는 가운데 삼성전자 인수합병(M&A)이 외환시장의 숨은 리스크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가 몸값이 최대 100조 원에 이르는 영국의 반도체 설계 업체 암(ARM) 인수를 확정할 경우 원화를 달러로 환전하는 수요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져 시장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28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 외환 당국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몇 달 동안 일명 ‘마 거래’로 통하는 시장평균환율(MAR) 거래에서 달러를 거의 내놓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 거래는 환율 급등락 리스크를 헤지하는 차원에서 매일 정해진 환율 범위 내에서 외환을 사고파는 방식의 거래를 뜻한다. 삼성은 통상 현물환 거래보다는 마 거래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의 마 거래를 통한 일평균 달러 공급량은 4억 달러 수준으로 추산된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삼성이 올 들어 마 거래를 상당히 줄인 것은 사실”이라면서 “M&A에 대비해 달러를 풀지 않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또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삼성전자가 ARM 인수를 확정 발표할 경우 외환시장에도 상당한 파급력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은 10월 중 한국을 방문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ARM 매각 방안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이미 사전 협상이 완료된 단계라면 두 사람이 만난 자리에서 매각이 공식 발표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 ARM의 몸값은 최소 60조 원에서 최대 100조 원까지 거론되고 있다. 삼성이 단독 인수가 아닌 지분 인수를 통한 전략적투자자(SI)로 나서더라도 최소 10조 원 이상 투자가 단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외환 당국의 한 관계자는 “해외 사업 비중이 큰 삼성전자의 특성상 상당한 수준의 달러를 이미 확보하고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거래 규모에 따라 달러 환전 수요가 발생하더라도 적절한 대응책을 내놓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M&A 업계에 정통한 한 변호사는 “해외 딜의 경우 고시환율에 따라 은행에서 송금을 해주면 거래가 완료되는 구조”라며 “제2의 금융위기까지 거론되는 특수 상황에서 ARM 인수와 같은 초대형 딜에 대한 경험이 많지 않아 환 전략을 짜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투자 대금 납입 기일을 통상 거래보다 미루는 방식으로 리스크를 헤지할 수 있다는 전망 또한 나온다.

시장에서는 대우조선해양 매각 과정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도 흘러 나온다. 방산 사업을 갖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의 특성상 해외 기업에 문호를 열기는 어려웠겠지만 해외 재무적투자자(FI)를 일부 유치하는 방식으로 딜 구조를 짰다면 어느 정도 달러 유입 효과를 거둘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점에서다. 투자은행(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환율이 어느 선을 넘으면 시장 전체가 패닉으로 끌려 들어갈 수 있다”며 “공격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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