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9일 저녁 내륙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쐈다. 이날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방한해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할 때는 차마 도발을 못하고 그가 출국을 한 뒤에야 밤늦게 소심한 도발에 나선 셈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저녁 기자단에 문자공지를 통해 “우리 군은 오늘 20시 48분경부터 20시 57분경까지 북한 평안남도 순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비행거리는 약 350km, 고도 50여km, 속도는 약 마하 5(음속의 5배)로 탐지됐다. 해당 제원은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계열 미사일, 혹은 북한판 에이테큼스로 불리는 KN-24계열 미사일의 기존 발사 기록과 비슷하다.
한미 정보당국은 세부 제원에 대해 정밀 분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의 미사일은 이동식 발사대(TEL)에서 쏘아 올려진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북한이 기존 미사일 시험발사에서 탄착지점으로 활용해온 동해의 특정 방향으로 날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동해상의 일명 ‘알섬’으로 불리는 무인도를 표적으로 미사일 시험발사를 하곤 했다.
북한의 이번 도발 직후 김승겸 합참의장은 폴 라캐머라 연합사령관과 공조회의를 통해 상황을 긴밀히 공유했다. 우리 군은 감시 및 경계를 강화한 가운데 한미간 긴밀하게 공조하면서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합참은 “최근 북한의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는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을 해치는 중대한 도발 행위이며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고 강력히 규탄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도발은 올해 들어 21회(탄도미사일 19회, 순항미사일 2회)에 이른다. 그중 이번 회까지 포함해 3회가 최근 닷새 사이에 이뤄졌다. 지난 25일 평북 태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한데 이어 28일에는 평양 순안 일대에서 SRBM 2발을 동해상을 쐈다. 합참이 발표한 재원으로 미뤄볼 때 25일의 발사체는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계열, 28일의 발사체는 북한판 에이테큼스로 불리는 KN-24계열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이어서 29일 발사된 SRBM에 대해 합참은 구체적인 제원을 파악 중이다.
북한의 이날 도발은 26~29일의 나흘간 동해상에서 진행된 한미 연합해상훈련도 의식한 견제구로도 풀이된다. 30일에는 한미일이 동해상에서 연합해상훈련을 실시할 것으로 알려져 있어 북한이 후속으로 추가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한편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20분께 전용기를 통해 경기도 오산 미군 기지에 도착한 뒤 오전 11시 20분께 용산 청사를 찾아 윤석열 대통령과 만났다. 윤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과 85분간 접견했다. 윤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은 핵실험이 임박한 북한에 대해 단호한 대응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윤 대통령에게 “역내 평화·안정을 위한 핵심 축으로서 한미 동맹이 더욱 발전해 나가도록 자신도 적극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윤 대통령과의 접견을 마친 뒤 비무장지대(DMZ)도 찾았다. 해리스 부통령은 “북한에는 악랄한 독재 정권, 불법적인 무기 프로그램, 인권침해가 있다”며 “미국은 북한의 위협이 없는 세계를 추구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저녁 한국을 출국해 귀국길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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