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012330)가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의 전기차 전용 모델에 핵심 모듈을 공급한다고 18일 밝혔다. 미국 크라이슬러에 이은 두 번째 대단위 모듈 해외 수주로 20년 이상 쌓아온 현대모비스의 모듈 시스템 기술력과 품질 경쟁력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았다는 의미가 있다.
새시는 차체 하부에 조립되는 조향·제동·현가 등의 부품을 총칭하는 말로 새시 모듈은 이들 장치를 프레임 중심으로 결합한 대단위 부품 조합을 의미한다. 차량의 주행 안정성을 결정하는 핵심 시스템에 해당한다.
현대모비스는 이번 새시 모듈 공급을 위해 메르세데스벤츠의 미국 공장 인근 앨라배마 맥칼라에 공장을 조성하고 3분기부터 양산에 돌입했다. 현대차와 기아에 모듈을 공급하는 앨라배마·조지아 공장과 크라이슬러 모듈 공급을 위한 미시간·오하이오 공장에 이은 미국 내 다섯 번째 생산 거점이다.
현대모비스가 새시 모듈을 공급하는 차종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적용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4개 모델이다. 현대모비스는 이들 차종의 양산 일정에 따라 프런트 새시와 리어 새시 모듈을 차례로 공급할 계획이다. 모듈 공급을 위해 현대모비스는 새로 구축한 앨라배마 공장에 4개 차종 새시 모듈을 혼류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구축했다.
이번 모듈 공급은 현대모비스가 20년 넘게 쌓아온 모듈 기술력과 품질력을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에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수주 과정에서 현대모비스는 수차례에 걸쳐 기술 설명회를 열었고 모듈 공장 양산 시스템을 직접 보여주기도 했다. 메르세데스벤츠 관계자들은 현대모비스의 모듈 공급 능력을 꼼꼼하게 검증하는 과정에서 생산 기술력과 생산관리 능력, 품질관리 능력 등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모비스는 1999년 자동차 종합 부품 회사로 도약함을 선언하며 새시 모듈 개발을 시작했다. 이후 운전석 모듈과 프런트엔드모듈(공조·조명·범퍼 시스템 등을 통합한 모듈)까지 차량에 들어가는 3대 핵심 모듈을 모두 양산하고 있다. 현재 국내 8곳과 해외 20곳 등 총 28곳에서 모듈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납품을 계기로 현대모비스의 글로벌 완성차 수주 기회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모비스는 이미 2006년부터 미국 크라이슬러에 새시 모듈을 납품하고 있으며 제너럴모터스(GM)와 스텔란티스·폭스바겐·지리자동차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전장류와 램프·사운드시스템 등의 핵심 부품도 공급하고 있다.
조성환 현대모비스 사장은 “모듈 사업의 특성상 한 번 공급 체계를 구축하면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유지할 수 있다”며 “우수한 기술력과 안정적인 공급 능력을 바탕으로 고객사와 신뢰 관계를 높여 나가면서 더 많은 수주 기회를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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