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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공사도 손실 눈덩이…올 미수금 10조 넘을듯

■불어나는 '에너지 청구서'

강달러·LNG값 뛰며 부담 커졌지만

코로나·물가억제에 원가이하 공급

당초 예상보다 1.2조가량 웃돌아

부채비율도 올 1분기 415%로 껑충

"에너지대란 지속…요금정상화 시급"

한전 적자 40조 합하면 에너지공기업 50조 적자

전국민 재난지원금 2차례 규모 24.7조

한전·가스公은 올해 재난지원금 4차례 살포한 셈





한국가스공사가 일반 가정과 자영업자들에게 원가보다 싸게 가스를 공급해 회수하지 못한 원료비 미수금이 올해 말 1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로 국제 천연가스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킹달러’ 현상으로 수입에 따른 부담도 훨씬 커졌기 때문이다. 한국전력의 올해 예상 적자 40조 원을 더하면 에너지 대란으로 올 한 해 국민이 부담해야 할 금액은 50조 원이다. 현금 살포 정책의 대표적인 사례였던 전 국민 재난지원금 규모가 2020년 14조 3000억 원, 2021년 10조 4000억 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한전과 가스공사가 올 한 해에만 재난지원금을 네 차례 살포한 셈이다.

18일 관계 부처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가스공사의 미수금이 연말 10조 원을 넘을 것이 확실시된다. 가스공사가 8월 기획재정부에 제출한 ‘2022~2026년 한국가스공사 중장기 재무관리 계획’에서 예상했던 8조 7700억 원을 1조 원 남짓 웃도는 수치다. 가스공사는 당시 원·달러 환율 1200원, 동북아 액화천연가스(LNG) 지표인 JKM이 MMBtu당 40달러대를 유지한다는 가정으로 올해 미수금을 제시했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웃도는 달러 초강세에다 러시아와 독일을 연결하는 가스관 노르트스트림의 파괴로 LNG 시장에 유럽 국가들이 뛰어들며 현재 MMBtu당 35달러 수준인 JKM이 치솟을 가능성도 높다. 정부가 이날 발표한 9월 LNG 수입 가격은 전달보다 22.22% 오른 톤당 1465.16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한 달 만에 경신했다. 정부 관계자는 “당초 예상보다 가스 미수금이 불어날 수밖에 없다”며 “올해 말에는 10조 원을 넘길 것”이라고 밝혔다.



원료비연동제 시행 지침에 따르면 도시가스 요금은 홀수 월마다 조정되는데 공사가 도매로 사들이는 가격이 기준원료비의 ±3% 폭을 초과하면 변동분을 반영하게 돼 있다. 그러나 코로나19와 민생 부담 등을 이유로 정부가 가격 인상 요구를 묵살하며 미수금이 크게 늘었다. 정부는 올 들어 가스 요금을 네 차례 인상했으나 치솟는 국제 에너지 가격과 원·달러 환율을 잡기에는 역부족이다.

가스공사의 미수금은 지난해 1분기 2788억 원에서 올해 2분기 기준 5조 4000억 원까지 불어났다. 부채 비율 역시 지난해 1분기 354%에서 올해 1분기 415%까지 상승했다. 당초 가스공사는 중장기 재무관리 계획에서 원료비연동제 적용에 따라 미수금 규모가 내년 3월 12조 6148억 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26년까지 해소될 것으로 내다봤으나 현 국제 정세상 해결이 난망하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교수는 “전쟁이 지금 당장 끝나더라도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의 감산 결정 등 에너지 가격 초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올 한해 예상되는 한전 적자도 40조 원에 달하는 만큼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국민들이 부담해야 하는 금액이 50조 원에 달한다. 정부의 내년 예산이 639조 원, 현금 살포의 대표적인 사례였던 1·5차 재난지원금이 24조 7000억 원인 것과 비교하면 10년 전 고유가 때처럼 정부 보조금으로 불을 끌 수도 없다. 이명박 정부 시절 원료비연동제 유보로 2012년 말 5조 8000억 원의 미수금이 누적됐는데 이 미수금은 셰일 혁명으로 저유가가 이어지던 와중에도 5년 후인 2017년에서야 모두 회수됐다. 안동현 서울대 교수는 “지금 한전·가스공사의 적자 50조 원은 물가를 핑계로 에너지 가격 인상을 억제할 수 있는 수준을 지났다”며 “한 해에만 국가 예산의 10%에 가까운 적자가 발생한 데다 내년에도 에너지 가격 안정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요금 정상화에 정부가 하루빨리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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