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이 촉발한 부동산 거래시장 빙하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일명 ‘노도강’이라 불리는 노원·도봉·강북구 지역의 아파트 매수심리가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매수세가 급증했던 강북의 중저가 아파트 거래가 여타 지역보다 더욱 금리인상의 타격을 받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17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전주(76.9)보다 하락한 76.0을 기록하며 5월 첫 번째 주(91.1) 이후 24주 연속 하락했다.
매매수급지수란 부동산원이 중개 업소를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해 수요와 공급 비중(0~200)을 지수화한 것이다. 기준선인 100보다 낮을수록 현재 시장에서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뜻한다. 매매수급지수가 최근 하락세를 보이는 것은 한국은행이 최근 또 한 번의 빅스텝(0.5%포인트 금리 인상)을 밟은 상황에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도 예정돼 있어 매수에 대한 부담이 계속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지역에서도 노도강을 포함한 동북권의 하락이 유독 심각했다. 동북권의 수급지수는 전주(70.4)보다 0.6포인트 하락한 69.8로, 매매수급지수 집계가 시작된 2012년 7월 이후 가장 낮았다. 마포·은평·서대문구를 포함한 서북권도 전주(70.7)보다 2포인트 하락한 68.7을 기록해 2019년 7월 첫째 주(63.5)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이에 대해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노도강 지역의 아파트는 과거 6억원을 밑돌면서 서울의 여타 지역 대비 저렴해 진입 장벽이 낮아 과거 2년여간 갭투자와 영끌족이 대거 몰린 지역”이라며 “이 때문에 다른 지역보다 금리 인상의 타격을 더욱 크게 받아 매도세가 여타 지역 대비 크게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은평구와 서대문구의 경우 최근 입주 물량이 유독 많았던 지역으로 그간 신축 아파트 단지에 힘입어 가격 상승과 매수세가 강했던 만큼 하락기에는 더욱 큰 폭으로 하락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매매수급지수의 하락세는 전국 기준으로도 나타났다. 이번 주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2.8로 전주(83.7)보다 0.9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19년 9월 셋째 주(16일 기준·82.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수도권(79.4→78.3)과 지방(87.6→86.9), 5대 광역시(82.2→81.1) 기준으로도 하락세는 이어졌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