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다음 달 중순부터 한 달 이상 TV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생산하는 파주공장 가동률 조정에 들어간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라 TV 수요가 크게 위축되고 재고가 늘어난 탓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경기 파주공장 내 OLED 패널 생산 라인 중 하나인 OP1 가동 임시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파주공장은 중국 광저우공장과 함께 LG디스플레이의 TV용 OLED 패널 최대 생산 기지로 꼽힌다.
LG디스플레이가 파주 OLED 라인 가동률 조정을 검토하는 것은 글로벌 정보기술(IT) 경기 침체 때문이다. 코로나19 엔데믹,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물가 상승 등으로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TV 수요도 크게 위축되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 조사에 따르면 세계 TV 출하량은 2억 200만 대로 최근 10년 동안 가장 낮은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TV 시장 수요 부진은 제품의 핵심 구성 요소인 디스플레이 패널 시장에도 고스란히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LG디스플레이는 패널 재고가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LG디스플레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회사 재고 자산은 4조 722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4% 증가했다. 회사 측에서 하반기에도 재고가 소진되지 않자 가동률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 업계에서는 지난 2분기 4883억 원 영업손실을 봤던 LG디스플레이가 3분기·4분기에도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일각에서는 내년 상반기까지 디스플레이 업계의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TV 수요가 내년에도 역성장할 것”이라며 “실질 소비력 감소와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출하량이 늘어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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