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벤처기업 인벤티지랩이 수요예측 부진으로 공모가를 최고 희망가보다 54% 낮은 1만 2000원에 결정했다.
인벤티지랩은 지난 8~9일 기관투자가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한 결과 공모가를 1만 2000원으로 확정했다고 10일 공시했다. 이는 희망 공모가(1만 9000~2만 6000원)보다 36.8~53.8% 낮은 액수다.
경쟁률이 14.4 대 1로 부진했던 탓이다. 이번 수요예측에는 총 168곳의 기관이 참여했는데, 이 중 89.9%에 달하는 151곳이 희망가 범위보다 낮은 가격을 써냈다. 현 시점에서 공모가가 지나치게 높다는 인식이 강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인벤티지랩은 미세유체역학을 바탕으로 약물 전달 기술을 개발하는 업체다. 회사 측은 직접 신약을 개발하는 대신 다른 제약사와의 협업을 통해 수익을 낸다는 점을 내세우며 다른 바이오 기업들에 비해 임상에 따른 부담이 낮다고 기관투자가들을 설득해왔다.
그러나 최근 바이오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 심리가 얼어붙어 있는 상황에서 희망가 내로 기업가치를 인정받긴 어려웠던 것으로 해석된다. 인벤티지랩도 희망가를 밑도는 수준에 공모가가 결정될 가능성을 열어놓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동훈 인벤티지랩 부사장은 지난 8일 기자 간담회에서 “투자설명회(IR)를 돌면서 시장 상황이 쉽지 않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며 “설사 공모가가 기대 보다 낮게 형성되더라도 상장 일정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인벤티지랩은 오는 11~14일 일반투자자를 상대로 공모주 청약을 받은 뒤 같은 달 22일 코스닥에 상장할 계획이다. 대표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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