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건희 여사가 해외 순방 중 심장질환 환아와의 촬영에 조명을 사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해 대통령실이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장 의원을 형사 고발한 가운데, 진중권 광운대 교수가 “(김 여사가) 정상적인 영부인의 역할을 수행했는데, 거기서 시비를 걸어서 꼭 부정적인 이미지를 뒤집어씌우려고 하다가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것”이라고 상황을 짚었다.
진 교수는 22일 전파를 탄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나와 김 여사의 해외 순방 중 촬영한 사진에 관한 논란을 두고 “박지현 위원장도 지적하지 않느냐. 너무 사소하다”며 “영부인이 당연한 역할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박지현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여야가 싸우는 내용이 김건희 여사 사진 조명, 김건희 여사 손짓, 이런 수준”이라며 ““대변인과 일부 최고위원이 사이버 렉카들이 펼치는 지엽말단적인 주장을 가져와 반복하면서 헛발질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빈곤 포르노 발언과 김건희 조명 논란으로 물의를 일으킨 장경태 최고위원은 함구령을 내려야 한다”며 장 의원을 겨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진 교수는 “(민주당이) 현실 감각을 잃어버렸다”며 “자기들끼리 얘기하면 그게 현실이 된다. 기자 출신의 국회의원조차도 그걸 사실로 믿어버리고 국회에서 나와서 지를 수 있는 게 자기만의 세계 안에 갇혀버린 것”이라고 꼬집었다. “바깥에서 볼 때는 말도 안 되는 얘기인데 그 사이에서는 그게 팩트로 통한다. 그게 위험한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이어 “김 여사에 대한 스토킹이 이루어지고 있다”면서 “한국 남성들이 갖고 있는 굉장히 부정적인 여성혐오에 민주당이 편승을 한다. 그걸 조장해서 그 부정적인 이미지를 김 여사한테 씌우고 그 여파가 대통령한테 미치는 것을 정치전략으로, 그것도 가장 주요한 전략으로 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진 교수는 대통령실의 김 여사 홍보 전략이 수정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사진을 잘못 사용한다. 빌미를 주는 게 딱 보니까 이게 보도 사진이 아니라 미학성을 강조하는 연출 사진처럼 보인다”면서 “그 사건이 주제가 돼야 되는데 영부인이 주제가 됐다는 느낌이다. 미학적인 피에타 구도이지 않나”고 했다.
그러면서 “영부인이 핵심이 돼서는 안 된다”며 “지금 그 사안, 그 의제가 핵심이 되게 찍어야 되고 오히려 영부인은 부수적인 게 되어야 되는데 마치 영부인이 성모마리아가 된 것처럼 연출을 하니까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