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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K메디치를 만나다] 아티스트의 色, 무대를 물들이다

◆롯데문화재단 상주음악가 연주회

작년부터 상·하반기 1회씩 공연

아티스트 의견 적극 반영해 꾸려

26일 신창용 공연으로 올 마무리

"20대 마치면서 도전적 기획 영광"

연주 앞서 마스터클래스 진행도

26일 롯데콘서트홀 ‘인 하우스 아티스트’ 두 번째 공연을 여는 피아니스트 신창용. 사진 제공=롯데문화재단




“연주자로서 이보다 좋은 기회가 없었던 것 같아요. 올해 우리 나이로 20대의 마지막에 직접 도전적 기획을 담았던 연주회를 선보일 수 있어서 영광스러웠습니다. 독주, 실내악, 협주곡까지 여러 구성으로 한 번에 공연할 기회가 언제 또 있겠나 싶었어요.”

피아니스트 신창용은 26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인 하우스 아티스트(상주 음악가)로서 진행하는 두 번째 연주회를 앞두고 최근 서울경제와 만나 지난 1년을 이 같이 돌아봤다. 롯데문화재단은 탁월한 음악적 역량과 더불어 자신만의 연주 철학과 색깔을 추구하는 아티스트를 롯데콘서트홀의 상주 음악가로 선정해 1년간 공연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음악가들에게는 자신만의 색깔을 담은 무대를, 롯데콘서트홀에게는 양질의 공연 콘텐츠 라인업을 각각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상생의 효과가 크다. 다른 클래식 전용 공연장들이 상주 음악가를 활발히 운영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이목을 끈다.

피아니스트 신창용이 3월 28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성남시립교향악단과 모차르트 피아노협주곡 20번과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을 협연하고 있다. 사진 제공=롯데문화재단


롯데문화재단이 롯데콘서트홀에 상주 음악가 제도를 도입한 건 지난해부터다. 매년 2팀씩 선정하며, 올해는 신창용과 첼리스트 문태국이 활동 중이다. 실력 있는 국내 연주자들의 활약이 전 세계적으로 활발해짐에 따라 우수한 연주자를 통한 공연 콘텐츠 확보가 목적이다. 선정된 음악가들은 상반기, 하반기 각각 1회씩 공연할 기회를 받는다. 기획공연은 재단 측과 아티스트의 회의를 거쳐 프로그램을 정하며, 상주음악가로서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재단의 판단 하에 아티스트들의 의견이 거의 전적으로 받아들여진다. 그 결과 일반적 연주회와는 사뭇 다른 공연이 나온다. 신창용은 3월에 성남시립교향악단과 피아노 협주곡 2곡을 잇따라 협연했고, 문태국은 9월에 클래식 기타리스트 박규희와 듀오로 무대에 올랐다.

이들은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연계를 통해 공연에 앞서 롯데콘서트홀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마스터클래스도 한다. 학생들이 큰 무대에서 연주할 기회가 거의 없는 만큼, 음악가들은 큰 무대에서 소리를 내는 법이나 팔을 쓰는 법 등 기초적인 것들을 가르쳐주기도 한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관계자는 “이들에게 단순히 음악을 배우는 시간이 아니라 꿈을 구체화하면서 실제로 느껴볼 수 있어서, 가치를 매기기 어려운 소중한 기회”라고 전했다. 신창용 역시 “저도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많이 배웠다. 제가 놓치고 있었던 부분을 어느 순간 학생에게 말하고 있더라”고 돌아봤다.



피아니스트 신창용이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서 선정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마스터클래스를 열고 있다. 사진 제공=롯데문화재단.


신창용의 이번 공연은 올해 롯데문화재단의 상주음악가 연주회의 마지막 순서다. 이번에는 독주와 실내악 공연을 한 번에 집어넣었다. 그는 “리사이틀은 앞으로도 기회가 있겠지만 동료 연주자들과 함께 하는 실내악 공연은 기회가 의외로 많지 않아서 프로그램에 넣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독주 연주를 한 번은 해야 할 것 같아서 1, 2부의 포맷을 둘로 나누는 선에서 절충했다.

1부는 슈만 ‘유모레스크’를 독주로 선보인 후, 2부에서 바이올리니스트 김동현, 비올리스트 신경식, 첼리스트 심준호와 브람스 피아노사중주 3번을 들려준다. 신창용은 “요즘 활발히 활동하는 또래 남성 아티스트들과 협연한다는 콘셉트를 처음부터 염두에 뒀다”고 전했다. 김동현과는 작년 공연을 함께 했지만 나머지 두 사람과는 이번이 첫 공연으로, 어떤 소리가 나올지 기대가 크다고 신창용은 말했다. 연주하는 곡 역시 처음부터 그가 하고 싶은 대로 골랐다.

그는 처음 상주 음악가를 제안 받았을 때를 돌아보며 “부담도 있었지만 기회가 있을 때 해 보고 싶었다. 젊을 때 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일년이 너무 빨리 가서 벌써 마지막 무대가 왔다는 게 아쉬울 따름”이라고 전했다.

피아니스트 신창용. 사진 제공=롯데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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