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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내년을 더 대비해야 하는 식품업계





식품 업계는 올해 어느 때보다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촉발된 원부자재 가격 상승을 견뎌내지 못하고 거의 모든 업체가 제품값 인상에 나섰다. 몇 년에 걸쳐 한 번 가격을 올리던 패턴을 벗어나 올해만 두세 차례 제품값 인상에 나선 사례도 수두룩했다. 연말연시를 앞두고도 가격 인상 행렬은 이어지고 있다. 대표 서민 음식인 인스턴트커피는 물론 탄산음료·우유·식재료·소스까지 품목 가릴 것 없이 전방위로 뛰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로 올라섰던 9월 말과 지난달 초 수입해온 원재료 물량이 4분기 식품값에 반영되고 있어서다. 한 식품 업계 관계자는 “가격을 올리면 식품 업체에 좋은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지만 고객들이 물가 부담에 소비를 줄이기 때문에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올해도 어렵지만 내년이 더 걱정이라는 하소연이 들려온다. 국제 곡물 가격이 올 상반기 대비 하향 안정세를 띠고는 있으나 고환율 기조가 지속돼 수입 단가가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데다 추가로 가격을 올릴 경우 소비자 반발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고물가 기조로 가계 실질소득이 감소해 내년에 소비심리가 더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식품 업계가 실적 부진에 빠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지속된 금리 상승과 투자심리 위축 등으로 회사채 등 자본 조달 시장이 급속하게 냉각되면서 자금 확보 여건도 악화됐다. 정책 변수도 신경써야 한다. 내년 1월부터 식료품에 표시됐던 ‘유통기한’이 ‘소비기한’으로 바뀐다. 식품 기업들은 판매 기한이 늘어나 매출 증대를 도모할 수 있지만 제품의 보관 및 유통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제조사를 향한 책임이 더 커질 수 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어느 해보다도 클 것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 같은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식품 업계도 자구책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최근 미래 식품 소재, 영양 솔루션, 대체 단백, 배양 단백 등 신사업을 전담할 전문 조직인 ‘FNT사업부문’을 신설했다. 대체육 등 새로운 먹거리를 조직적으로 집중 육성해야 미래에 대비할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과자 업계 1위 오리온은 바이오 사업을 신사업으로 선정하고 체외진단키트, 결핵 백신, 치과 치료제 개발 사업 등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대표 히트 상품에만 의존하기보다는 리스크를 분산하기 위해 감내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사업 다각화를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일부 식품 기업은 컨세션 사업, 폐기물처리업, 신재생에너지 사업 등으로의 진출도 적극 모색하고 있고 K푸드의 인기를 고려해 수출 시장 다변화에도 나서고 있다. 한 식품 업계 고위 관계자는 “식품업은 대표적인 내수산업이지만 원료 수입 의존도가 높다”며 “환율이나 원자재 가격 이슈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수익처를 발굴하는 게 중점 과제”라고 말했다.

식품 업계의 이 같은 대응은 바람직하다고 본다. 개별 기업이 통제할 수 없는 환율이나 원자재값 급등에 가격 인상 카드로만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내년 식품 업계의 최대 경영 화두는 수익성 한계 극복을 위한 사업 다각화, 시장 다변화로 수렴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식품 기업들이 불확실한 경영 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플랜을 마련해 내년을 잘 대비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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