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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금리 7일째 기준금리 밑돌아…고민 커지는 한은

■금리 놓고 힘겨루기…3가지 쟁점

① 연내 금리인하 이르다지만 시장은 과잉긴축 판단

② 잇단 매파적 발언도 '의도적 수사'로 여겨 안통해

③ 최소 석달전 방향전환 힌트…통화당국 입 주목

16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11월(4.34%)보다 0.05%포인트 낮은 4.29%로 집계됐다. 코픽스가 전월보다 낮아진 것은 지난해 1월(-0.05%포인트) 이후 11개월 만에 처음이다. 서울 시내 은행에 대출금리 안내문 모습. 연합뉴스




1월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시장에서 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났다는 분석이 쏟아지면서 한국은행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물가를 제대로 잡기도 전에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시장금리가 떨어지면서 긴축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급격한 금리 인상 국면을 지나 연초부터 피벗(통화정책 방향 전환)을 놓고 중앙은행과 시장이 줄다리기 하는 새로운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기준금리를 3.50%(13일)로 인상한 후 국고채 금리 대부분이 기준금리보다 낮은 금리 역전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3년물 국채금리의 경우 이날까지 7거래일째 기준금리를 밑돌았다. 코로나 유행기에 잠시 3년물 금리가 기준금리 아래로 내린 적이 있지만 단기에 그칠 만큼 이는 이례적 현상이다.

기준금리 인상에도 시장금리가 떨어지는 것은 한은의 추가 금리 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시장 전망이 반영된 결과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연내 금리 인하를 논의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했지만 오히려 시장은 연내 금리 인하를 확신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장단기 국채금리가 하락하고 주식 등 위험 자산 가격이 반등하는 등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이 통하지 않고 있다.





중앙은행과 시장의 시각이 엇갈리는 가장 큰 이유는 물가·경기에 대한 해석 차이 때문이다. 연준은 과소 긴축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위험을 우려하지만 시장은 과잉 긴축에 따른 경기 침체 위험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국내는 경기 인식을 두고 차이가 더 크다. 주요 투자은행(IB)들은 한은(1.7%)이나 정부(1.6%)보다 낮은 성장률을 전망하면서 급격한 경기 둔화로 금리 인상이 중단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올해 성장률 -0.6%를 제시한 노무라는 5월부터 금리 인하를 시작해 올해 말 기준금리를 2.0%까지 내릴 것으로 본다.

중앙은행이 가진 정보가 더 많기는 해도 시장도 자체적으로 물가·경기 등을 분석하는 만큼 누구 말이 맞게 될지가 첫 번째 관전 포인트다. 금융권 관계자는 “연준이 물가 등을 고려해 최종 금리 5% 이상을 말하는 데도 시장은 아닌 것 같다고 싸우는 상황”이라며 “결국은 누가 더 정확히 물가·경기를 예측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통화 당국의 커뮤니케이션도 중요 쟁점이다. 한은 등 중앙은행은 의도와 달리 시장에서 금리 인하를 예상하는 목소리가 커진다면 이를 바로잡기 위해 매파적 발언 강도를 높일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시장이 이런 매파적 발언을 완화적 금융 상황을 억제하기 위한 ‘의도적 수사’ 정도로 여기고 있는 점이다. 한은은 당장 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어떤 방식의 커뮤니케이션으로 시장에 대응할지 주목하고 있다.

그렇다면 시장이 기대하는 금리 인하는 언제부터 일까. 한은은 통상적으로 최소 1분기 이상 기간을 두고 방향 전환을 예고한다. 이 총재도 금통위에서 ‘당분간’이라는 표현을 통해 3개월 단위 ‘포워드 가이던스(사전적 정책방향 제시)’를 내놓고 있다. 향후 3개월 내 최종 금리가 3.50%나 3.75%에 도달하면 다시 물가·경기를 보면서 3개월 단위로 힌트를 줄 가능성이 있다. 한은 관계자는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가 앞서가면서 고민이 커지고 있다”며 “올해도 지난해처럼 금리를 빠르게 올릴 수는 없겠지만 시장 기대가 한쪽으로 쏠리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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