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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SM·카카오 연합 차질…결국 블록딜 가나

■카카오, SM 지분 확보 제동

해외서 유치한 투자자금 활용

대항 공개매수 나설 가능성도

하이브 "인수절차 적법" 강조

SM은 "적대적인 M&A 맞다"

주총서 치열한 표 대결 예고


투자은행(IB) 업계는 3일 법원의 3자 배정 유상증자, 전환사채(CB) 발행 금지 가처분 인용 결정으로 카카오(035720)와 연합군을 형성하고 하이브(352820)를 견제하려 했던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041510))의 계획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고 분석했다. 업계는 특히 지난달 해외에서 대규모 투자금을 유치한 카카오가 대항 공개매수나 지분 블록딜(대량 매매)에 나설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SM엔터와 카카오는 가처분 인용 결정에 대비해 다수의 지분을 보유한 기관투자가들과 꾸준히 접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SM엔터 주요 주주로는 국민연금(4.32%), 컴투스(4.2%), KB자산운용(3.83%), 얼라인파트너스(약 1%) 등이 포진해 있다. SM엔터 지분 40%를 취득하기 위해 카카오가 써야 하는 자금은 최근 주가(13만 원) 기준으로 1조 2000억 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다음 행보에도 이목이 쏠린다. 카카오엔터는 최근 많은 엔터 회사들을 인수해 몸집을 불려왔는데 이는 해외 사업에 취약한 카카오의 약점을 한류 문화 콘텐츠를 활용해 극복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됐다. 카카오엔터는 당초 SM엔터 인수로 이 같은 계획에 방점을 찍는 한편 2025년 완공 목표인 카카오의 국내 첫 공연 전용 돔구장 ‘서울아레나’의 활용법도 SM엔터 아티스트들을 중심으로 재편하려고 계획했다. 김성수 카카오엔터 각자대표는 지난달 27일 SM엔터 분쟁과 관련해 “필요한 모든 방안을 적극적으로 강구하겠다”고 밝히며 참전을 공식화한 상태다.

법원이 하이브 측에 힘을 실어주면서 SM엔터는 이달 말 정기 주주총회 표 대결에 더욱 치열하게 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SM엔터 이사진 임기가 이달 말 종료됨에 따라 이번 주총을 통해 새 이사회가 구성되기 때문이다. 하이브와 SM엔터는 최근 각각 다른 이사회 후보 명단을 제출하며 주총에서 진검 승부를 벌이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표 대결에서는 일단 최근 최대주주로 올라선 하이브가 우세한 고지를 점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하이브는 지난달 10일 이수만 전 SM엔터 총괄프로듀서의 지분 14.8%를 인수하면서 그가 보유한 나머지 지분 3.66%에 대해서도 의결권을 전량 행사할 수 있도록 계약했다.



하이브와 SM엔터 측은 주총을 겨냥한 듯 이날도 다시 한 번 치열한 설전을 펼쳤다.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이 이날 공개된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적법한 절차를 거쳐 지분을 인수했다”고 공세에 나서자 SM엔터는 “하이브의 활동은 적대적 인수합병(M&A)과 정확히 일치한다”며 즉각 반발한 것이다.

방 의장은 이어 “SM엔터 같은 훌륭한 회사가 좋은 지배구조를 갖추지 않고 있다는 것에 굉장히 오랫동안 슬퍼해왔다”며 “이번 지분 인수를 통해 지배구조 문제를 대부분 해결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하이브에 대해 “예술가들의 자율성을 건드리지 않고 절차와 과정이 좋은 회사가 되기 위해 그들을 도와주는 것으로 잘 알려진 회사”라고 소개하며 양사 간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SM엔터는 곧바로 입장문을 통해 “적대적 M&A란 경영 관련 법적 책임을 지는 이사회 동의 없이 기업의 인수와 합병을 강행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통상 공개매수나 위임장 대결 형태를 취하는데, 현재 하이브가 시도하는 활동과 정확히 일치한다”고 반박했다. SM엔터는 그러면서 “하이브는 그들이 지적한 SM엔터 지배구조 문제의 원인 제공자인 이 전 총괄과 손잡고 적대적 M&A를 시도하고 있다”며 “이 전 총괄의 나무 심기에 100억 원, 이 전 총괄이 보유한 2개 회사 지분 인수에 700억 원을 지급하기로 약속하는 등 실사 한 번 없이 1조 원 이상의 대규모 자금이 소요되는 M&A를 결정했다”고 비판했다.

하이브는 이달 2일부터 의결권을 위임받을 수 있는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주주 제안 내용과 설명 영상을 게재하며 적극적인 홍보전에 나섰다. 의결권 대행 법인도 2곳을 선정하고 위임 절차에 착수했다. 이에 맞서는 SM엔터는 총 7곳의 의결권 대리 행사 권유 법인을 선정하고 주주들과 직접 접촉하는 방법을 택했다. 장철혁 SM엔터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해외를 돌며 주요 주주들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SM엔터의 지난해 말 기준 소액주주 지분율은 63.55%에 이른다. 국민연금·KB자산운용·얼라인파트너스 등 기관들의 지분율도 상당한 편이다.

한편 국민연금은 지난달 SM엔터 보유 지분 4.2%를 장내에서 매도했다고 이날 공시를 통해 밝혔다. 최근 SM엔터의 주가가 경영권 분쟁 상황 속에서 크게 오르자 대규모 차익 실현에 나섰던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이달 말 주총은 지난해 말 기준 주주명부를 기반으로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점에서 국민연금의 캐스팅보트 역할은 여전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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