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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찾은 홍콩미술의 '화양연화'

◆'아트바젤 홍콩' 개막…45억원 호박도 첫날 솔드아웃

팬데믹 이후 4년만에 정상궤도

서양인 컬렉터·대작 출품은 줄어

중국 정부 정치적 영향 반영된듯

서울과 亞미술계 '투톱' 발전 기대

오타파인아트가 선보인 구사마 야요이의 노란색 ‘호박’ 조각이 21일 홍콩컨벤션센터에서 VIP 사전 관람을 시작한 ‘아트바젤 홍콩’에서 350만 달러(약 46억 원)에 판매됐다. 사진(홍콩)=조상인 기자




홍콩이 돌아왔다. 하지만 한국도 붙어볼 만하다.

아시아 최대 규모 아트페어인 ‘아트바젤 홍콩(Art Basel HK)’이 4년 만에 ‘제대로’ 개막했다. 코로나19 방역 규제가 사라져 마스크를 벗기가 무섭게 아시아 부호들이 지갑을 열기 시작했다. 21일(현지 시간) VIP 사전 관람을 시작으로 홍콩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아트바젤 홍콩. 아시아계 화랑 오타파인아트가 선보인 구사마 야요이의 노란색 대형 조각 ‘호박’이 문을 열자마자 45억 원(약 350만 달러)에 거래됐다. 빅토리아미로갤러리가 들고나온 녹색 청동 ‘호박’은 78억 원(약 600만 달러)의 고가지만 ‘예약 대기 중’이었다. ‘아시아 미술 시장의 허브’인 홍콩의 귀환이다.

21일 홍콩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아트바젤 홍콩’에 입장하기 위해 VIP 관람객들이 긴 대기줄을 이루고 있다. 사진(홍콩)=조상인 기자


◇‘홍콩이 돌아왔다’=올해는 총 32개국에서 177개 갤러리가 참여해 지난해 130곳보다 규모가 커졌다. 전체 화랑 중 3분의 2 정도가 아시아 갤러리로 한국에서는 12곳이 참가했다. 오래 기다린 아시아 컬렉터들의 수요에 반응하듯 참가 갤러리들은 인기 작가의 최신작을 선보이는 데 공을 들였다. 스위스 화랑 하우저앤드워스가 선보인 마크 브래드퍼드의 작품은 아시아 컬렉터에게 약 46억 원에 팔렸다. 갤러리 LGDR은 대체불가토큰(NFT) 아트에 대한 투자 열풍을 일으킨 ‘700억 원 낙찰가’의 주인공 비플의 최신작을 내놓아 이번 페어의 ‘포토스폿’이 됐다. 고가의 판매 성과는 이우환 등 블루칩이 주도했다. 13억 원대의 이우환 작품 ‘다이알로그’가 프랑스 메누르갤러리, 미국 페이스갤러리에서 각각 팔렸다. 이배의 작품들을 ‘솔드아웃’시킨 조현갤러리의 최재우 대표는 “구매를 원하는 고객들은 많으나 가급적 기관에 소장되기 바랐는데 중국과 대만의 미술관들이 구입해 기쁘다”고 말했다.

홍콩을 문화 중심지로 키우겠다는 정부의 야심 찬 계획 속에 2021년 서주룽문화지구에 개관한 아시아 최대 규모의 현대미술관 엠플러스(M+)가 개막 전날인 20일 방역 조치 해제 후 첫 ‘인터내셔널 오픈’을 진행하며 힘을 실어줬다. 삼성 리움미술관의 이서현 운영위원장을 비롯해 리처드 암스트롱 뉴욕 구겐하임미술관 관장 등 세계 미술계의 리더들이 홍콩으로 향했다.

NFT 아트에 대한 투자 열풍을 일으킨 비플의 신작을 선보인 갤러리 LGDR은 21일 홍콩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아트바젤 홍콩’에서 유난히 더 큰 주목을 끌었다.




◇홍콩이 달라졌다…한국 미술은=이번 아트바젤 홍콩을 돌아본 관람객들은 “더 쾌적해졌다”는 반응이 많았다. 최다 200개 이상이던 갤러리 수를 줄여 통로가 넓어진 까닭도 있지만 첫날 방문객 수가 입장에만 30분 걸리던 2019년만큼 북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대형 갤러리 대표는 “팬데믹 이후 외국계 기업과 금융사들이 대거 홍콩을 떠난 영향인지 과거보다 서양인 컬렉터들이 많이 보이지 않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마이크 호머 데이비드코단스키갤러리 시니어디렉터는 “판매는 잘 되지만 4년 전보다는 확실히 차분한 분위기”라고 평했다.

지난해 9월 한국에서 열린 ‘프리즈(Frieze) 서울’에서는 ‘빅샷(big shot)’으로 불리는 고가의 주요 작품을 대거 볼 수 있었지만 이번 홍콩 행사는 좀 달랐다. 사치성 물품 거래를 규제하는 중국 정부의 입김 등 ‘정치적’ 영향이 존재하는 것 같다는 현지 미술계 관계자들의 의견이 상당하다. 박혜경 에이트인스티튜트 대표는 “출품작 수준과 거래 반응을 보면 싱가포르나 일본은 홍콩을 대적하기 어려울 듯하지만 서울이 홍콩과 양 축을 이루며 아시아 미술 시장을 병행해 이끌어갈 것으로 전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현갤러리가 선보인 이배의 작품은 21일 아트바젤 홍콩의 VIP오픈 첫날 완판됐다. 중국과 대만의 미술관 등이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홍콩)=조상인 기자




2013년부터 M+의 개관을 함께 준비해온 정도련 부관장은 22일 현지에서 만나 “중국 정부는 대륙과 대양, 아시아 전반을 연결하는 홍콩이 ‘문화 중심 도시’여야 한다는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면서 “홍콩은 규모나 작가 배출 저력 등이 서울에 못 미치지만 대신 M+와 같은 미술관이 있다. 아시아 지역 자체가 방대한 만큼 미술 허브가 다원화돼 서울과 홍콩 등이 고유의 정체성을 갖고 발전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노아 호로비츠 아트바젤 최고경영자(CEO)는 개막 기자회견에서 “팬데믹의 어려움에도 아시아 미술 시장은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홍콩이 아시아 미술 시장의 관문 역할을 계속하리라 확신한다”면서 “최근 글로벌 3대 경매회사가 모두 홍콩에 대한 투자를 늘린 것이 그 증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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