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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수이식후 'NK세포' 투여하니…혈액암 진행 절반으로

이규형 서울아산병원 교수 연구팀

유사메모리 NK세포 등 증식 확인

(왼쪽부터) 이규형 서울아산병원 혈액내과 교수, 최인표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명예연구원, 조광현 카이스트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 사진 제공=서울아산병원




예후가 나쁜 급성골수성백혈병(AML·Acute Myeloid Leukemia) 환자에게 골수이식 후 자연살해(NK)세포를 투여하면 질병 진행을 억제할 수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이규형 서울아산병원 혈액내과 교수와 최인표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명예연구원(인게니움테라퓨틱스 최고연구책임자), 조광현 카이스트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은 AML 진단 후 부모-자식 간 골수이식을 받은 환자들에게 골수 공여자의 NK세포를 투여한 결과 투여받지 않은 환자군보다 병의 진행이 50% 정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3일 밝혔다.

AML은 비림프구성 또는 골수에서 만들어지는 골수성 백혈구의 줄기세포에서 발생한 악성 종양을 말한다. 성인의 급성 백혈병 중 가장 흔한 유형으로 인구 고령화 추세에 따라 골수형성이상증후군과 함께 발병 빈도가 급증하고 있다. 다만 백혈병 세포가 항암제에 내성을 보이고 골수이식을 해도 기대만큼 치료 효과를 보기 어렵다.



연구팀은 2015∼2018년 AML과 골수형성이상증후군으로 부모-자식 간 골수이식을 받은 반일치 골수이식 환자를 모집한 다음 NK세포 투여군40명에게 골수 공여자의 NK세포 치료제를 골수이식 후 2~3주에 걸쳐 2회 투여하고 대조군 36명과 비교했다. 평균 30개월 동안 추적관찰한 결과 NK세포 투여군은 35%에서만 질병이 진행됐지만 비투여군은 61%로 50% 가량 차이를 보였다. 골수이식 후 3개월이 경과한 시점에 면역 회복 정도를 살펴보기 위해 NK세포와 T세포의 평균 개수를 측정한 결과 NK세포 투여군이 비투여군보다 각각 1.8배, 2.6배 더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NK세포는 혈액 내 백혈구의 일종으로 면역체계 최전방을 방어하는 세포다. 다른 자극 없이 암 세포의 근원이 되는 암 줄기세포를 인식하고 살상해 차세대 면역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T세포는 바이러스가 우리 몸 안으로 들어왔을 때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만 골라 죽이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NK세포 투여군에서 활성이 높고 체내 지속성이 긴 '유사메모리 NK세포'가 비투여군에 비해 34배 증가한 점을 확인했다. 또 증가된 유사메모리 NK세포가 환자의 메모리 CD8 T세포를 증식시켜 항암 효능을 높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CD8 T세포는 체내에 들어온 항체를 생산하도록 만드는 외부 물질들을 기억해 강하고 빠른 면역 반응을 일으키고 병원체나 종양을 퇴치시켜 면역력을 향상시킨다.

이번 연구는 연구자 주도 임상 2상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NK세포 치료제의 조건부 허가를 목표로 국내 의료기관 3곳에서 AML 관련 유효성과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한 임상 2상 시험을 준비 중이다. 연구 결과는 최근 혈액암 분야 국제학술지 ‘루케미아(Leukemia)’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이규형 교수는 “난치성 혈액질환에서 NK세포의 효력을 임상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며 “그동안 추가적인 치료가 불가능했던 환자들에게 NK세포 치료제가 폭넓게 적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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