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월 무역수지가 46억 달러 적자로 13개월 연속 적자를 냈다. 올 들어 누적 적자는 225억 달러를 넘겨 석 달 만에 지난해 연간 무역적자(448억 달러)의 50%를 기록했다. 그나마 1월(-127억 달러), 2월 (-53억 달러)보다 적자가 줄어든 게 유일한 위안 거리다. 자동차·2차전지를 제외한 사실상 모든 주력 업종이 동반 부진의 늪에 빠져 있어 우려를 키운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3월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13.6% 감소한 551억 2000만 달러, 수입액은 6.4% 줄어든 597억 5000만 달러였다. 이로써 무역적자는 46억 2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수출 감소 폭은 2월(7.4%) 한 자릿수로 줄었다가 3월 두 자릿수로 되돌아갔다. 조업 일수를 감안한 일평균 수출 감소 폭은 17.2%에 달했다. 수출은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6개월 연속 감소세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3~8월 이후 처음이다.
15대 주요 품목 중 자동차·2차전지를 제외한 13개 품목에서 수출 감소가 나타났다. 특히 반도체는 제품 가격 급락 등의 영향으로 34.5% 급감했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8월부터 8개월 연속 내리막이다. 반도체 외에 디스플레이(-41.6%), 석유화학(-25.1%), 철강(-10.7%) 등 중간재 수출도 기대 이하였다.
반면 자동차·2차전지는 분전했다. 자동차 수출은 64.2% 늘어나 역대 1위를 경신했다. 자동차 수출액이 월간 기준 60억 달러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차전지도 1% 증가했다.
지역별로도 희비가 엇갈렸다. 반도체 수출 비중이 큰 중국(-33.4%), 아세안(-21.0%) 수출은 급감한 반면 자동차 수출이 많은 미국(1.6%), 중동(21.6%)은 호조세였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수출 지원 예산을 상반기에 집중 투입하고 원전·방산 등 수출 동력 확충에도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