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월 경상수지가 11년 만에 처음으로 두 달 연속 적자 행진을 했다. 계속되는 반도체 수출 부진으로 상품수지 적자가 5개월째 이어졌고 해외여행이 늘면서 여행수지는 1년 새 적자 폭이 2배 넘게 늘어났다.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세계 경제가 1990년 이후 가장 낮은 성장에 머물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내놓으며 경기침체론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관련 기사 4면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올 2월 경상수지는 5억 2000만 달러(약 6800억 원) 적자로 집계됐다. 사상 최악의 적자를 기록했던 1월(-42억 1000만 달러)보다 적자 폭은 줄었지만 두 달 연속 적자 행진을 지속했다. 경상수지가 두 달 연속 적자를 기록한 것은 남유럽 재정위기로 수출이 어려움을 겪었던 2012년 1~2월 이후 11년 만에 처음이다.
상품수지는 13억 달러 적자로 5개월 연속 적자를 나타냈다. 주력 품목인 반도체(-41.5%)와 선박(-13.0%) 등의 부진으로 수출이 1년 새 7.5% 감소한 영향이 컸다. 반면 수입은 원자재 등을 중심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늘었다. 만성 적자인 서비스수지도 경상수지 적자 폭을 키웠다. 특히 여행수지(-10억 1000만 달러)는 해외여행객 증가로 1년 새 적자 폭이 2배 넘게 확대됐다.
나라 밖 세계 경제도 유례없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나온다. 크리스티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6일(현지 시간) “세계 경제성장률이 앞으로 5년간 3%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1990년 이후 가장 낮은 중기 성장 전망”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금리 인상의 여파가 고용 시장 둔화로 나타나는 분위기다. 2월 구인 건수가 2021년 5월 이후 처음으로 1000만 건을 밑돈 데 이어 6일 미국 노동부가 공개한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9주 연속 20만 건을 상회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은 “경제에 먹구름이 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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