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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재단 설립 故 박영하 박사, 대전현충원 '이달의 영웅' 선정

1956년 박산부인과의원 개원해 을지재단으로 키워

수십년간 국내외 무료 진료봉사·의료 공익화에 앞장

간호장교로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전증희(왼쪽) 현 을지재단명예회장과 박영하 박사의 생전 모습사진 제공=을지재단




을지재단을 설립한 고(故)범석 박영하 박사가 국립대전현충원이 선정한 '4월 이달의 영웅'으로 소개됐다.

국립대전현충원은 매월 역사적 사건이나 기념일을 주제로 현충원에 안장된 관련 인물들을 온라인 홍보관에 소개한다. 4월에는 보건의 날(4월 7일)을 기념해 '의료인'으로 주제를 잡으면서 박 박사와 한국인 최초로 세계보건기구(WHO) 제6대 사무총장을 지낸 이종욱 박사, 독립운동가이자 한국의 슈바이처로 알려진 문창모 선생이 나란히 선정됐다.

박 박사는 학교법인 을지학원을 설립하고 을지의료봉사단을 결성해 수십년간 국내외에서 무료 진료봉사를 펼쳤다. 1956년 서울 을지로 4가에 '박산부인과의원'을 개원한 이래 을지재단을 국내 굴지 의료·교육기관으로 발전시켰고, 1967년 국내 최초로 개인 재산인 병원을 모두 공익법인으로 사회에 환원하며 의료 공익화에 앞장섰다. 1997년 사재를 출연해 범석학술장학재단을 설립하고 장학금 및 학술연구비 지원사업 등을 통해 50여억 원을 지원하는 등 생전에 개인 재산 207억 원을 사회에 기부했다.



지난 2013년 영면한 이후 유가족들은 이런 선친의 뜻을 기리기 위해 "의학발전과 인재 양성을 위해 써달라"며 주택을 포함해 개인 소유의 모든 재산 168억 원을 학원과 병원에 전달한 바 있다.

앞서 고인은 6.25 전쟁 발발 직후 의과대학 동문과 함께 의용군을 조직해 군의관으로 평양탈환 작전에 참전하는 등 6년여 동안 국가를 위해 소명을 다했다. 당시 간호장교로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전증희 현 을지재단명예회장과 전장에서 만나 결혼한 것으로 전해진다. 의료인 부부 내외가 한국전쟁에 참전한 경력은 국내 의료계를 통틀어 손꼽힐 정도로 드문 일이다.

박 박사는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1998년 사단법인 한국상록회로부터 ‘인간 상록수’에 선정됐다. 1999년 국민훈장 모란장, 2008년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각각 수훈했고, 2013년 작고 후 국립대전현충원 국가사회공헌자묘역에 안장됐다.

을지재단은 "박영하 박사의 소천 10주기를 앞두고 이달의 영웅으로 소개되어 뜻깊고 더없이 기쁘다"며 "앞으로도 을지재단은 설립자 정신을 받들어 우리나라 의료 향상과 교육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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