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가 2035년 기준 전체 이차전지 시장에서 1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글로벌 배터리 및 완성차 업계가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본격적인 양산은 2030년대부터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다. 이 분야에서 앞선다고 평가를 받는 일본도 비용 문제로 양산 시점이 예상보다 늦춰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오익환 SNE리서치 부사장은 12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SNE리서치 주최 ‘넥스트 제너레이션 배터리 세미나(NGBS 2023)’에서 전고체 배터리 시장 전망과 관련해 “전고체 배터리 시장은 2027년부터 양산을 시작해 2035년쯤 전체 이차전지 시장의 10~13%를 점유할 것”이라며 “2030년 이후에는 황화물계 중심으로 전고체 배터리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2035년 기준 전체 이차전지 생산능력 9049GWh(기가와트시) 중 전고체 배터리가 950GWh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고체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높고 화재와 폭발 위험이 적어 리튬이온 배터리를 대체할 수 있는 초격차 기술로 꼽힌다. 같은 부피에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어 전기차에서 가장 중요한 주행 가능 거리를 최대 800㎞까지 늘릴 수 있다.
국내 배터리 3사도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2026년에 고분자계, 2030년에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SDI(006400)는 2027년으로 양산 시점을 잡았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중국도 전고체 배터리 시장에 뛰어들었다. CATL은 2025년까지 1세대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고 2030년 이후 2세대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궈쉬안은 반고체 배터리를 통해 주행거리 1000km 이상 성능을 실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고체 배터리 양산이 비용 문제로 인해 늦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장학진 LG에너지솔루션 팀장은 이날 세미나에서 연사로 나서 “가장 중요한 비용 문제에서 전고체 배터리가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경쟁력을 갖지 못한다”면서 “일본에서도 전고체 배터리 양산이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고 보는 분위기가 최근 감지된다”고 설명했다.
최영민 LG화학 전무도 “다른 배터리의 발전 단계처럼 전고체 배터리 또한 소형 전지 분야에서 먼저 도입되고 전기차 분야에는 늦게 쓰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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