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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국정 과제' 힘 주는데, 與 의원은 "검증 먼저"

[비대면진료 마지막 골든타임] <상>또 혁신 발목잡는 국회

尹 "밤에 애들 아프면 비대면으로라도"

서정숙 의원, 철저 평가·검증 선행돼야

文 "도서벽지에 원격 의료는 선한 기능"

윤일규 의원 "왜 잘못을 자초하려는가"

윤석열 대통령이 2월 서울대병원 어린이병원 소아외과 병동을 방문해 입원 중인 어린이와 보호자를 격려하고 있다. 사진 제공=대통령실




“밤에 아이들이 아프면 비대면으로라도 (진료)해야 한다. 전화뿐 아니라 24시간 영상 상담도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라.”

윤석열 대통령은 올해 2월 서울대병원 어린이병원 소아외과 병동을 찾았다.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부족 사태로 필수의료가 붕괴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는 상황에서였다. 윤 대통령은 “아이들의 건강을 챙기는 것은 국가의 우선적 책무 가운데 최우선 책무”라며 “관련 부처는 필요한 어떤 재원도 아끼지 말고 지원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면 진료를 포함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윤 대통령이 비대면 진료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후보 시절인 2021년 12월에도 비대면 진료를 시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스타트업 정책 토크에서 “원격의료는 최첨단 기술을 활용한 것이며 국민 모두가 혜택을 누려야 한다”며 “원격 비대면 진료는 피할 수 없는 받아들여야 할 현실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통령 당선 후 비대면 진료 제도화는 110대 국정과제에도 포함됐다.



부처 장관도 아닌 대통령이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사안에 대해 야당도 아닌 여당 의원이 법안 심의 속도를 더디게 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위 회의에서 “철저한 평가와 검증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비대면 진료가 아닌 사안에서 대통령이 미는 데 의원이 태클을 거는 것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며 “고(故) 노무현 대통령 시절 유시민 의원 겸 복지부 장관 정도나 할 수 있었던 일”이라고 지적했다.

상황은 전 정부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유독 비대면 진료에 있어서만큼은 대통령과 여당 의원 간 이견을 보였다. 후보 시절 의사와 환자 간 비대면 진료 도입은 하지 않겠다던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5당 원내대표와의 회동에서 “의료 민영화로 가지 않고 순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상황에서 원격진료도 가능하다”며 “도서벽지에서 의료 혜택을 받기 어려운 환자들을 원격진료하는 것은 선한 기능”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일자 정부와 여당은 “문 대통령의 의사와 환자 간 원격의료 허용 발언은 도서벽지에 국한된 원론적 입장”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제한적 비대면 진료 추진 사실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았다.

당시 윤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복지부의 원격의료 추진에 대해 비판했다. 윤 의원은 2018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보건복지부 장관 질의를 통해 “1차 의료의 핵심은 대면 진료”라며 “원격의료 추진으로 왜 잘못을 자초하려는가”라고 발언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대통령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의원들은 대개 의료계 출신이다. 의료계 출신이 직능단체와 입장이 다른 대통령과 같은 목소리를 내면 그게 뉴스”라며 “전문성에 기반한 확신으로 강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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