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000660)가 창사 이후 최악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26일 주가는 2% 이상 상승했다. 반도체 경기가 바닥을 찍었다는 기대감에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전날보다 2.22% 오른 8만 7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이 637억 원을 사들이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521억 원, 120억 원을 팔아 치웠다.
하이닉스가 이날 밝힌 실적은 예상대로 좋지 않았다. 1분기 매출액은 58.1%가 줄었고(전년 동기 대비) 영업손실 규모는 회사가 2012년 2월 SK그룹에 편입된 후 가장 컸다. 그럼에도 주가는 오른 데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했다. 당장의 어려움보다는 기나긴 침체의 끝이 보인다는 점에 투자자들이 주목한 것이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D램 수요 부진을 예상하고 있으나 가격 하락 폭은 점차 둔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며 “낸드플래시 비용 관련 리스크도 서서히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모리 반도체 업계가 선제적으로 감산에 들어간 것도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감산에 따라 반도체 수요 기업들의 재고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하반기부터는 시장 환경이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해부터 감산에 들어갔고 삼성전자도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하며 공식적으로 감산 계획을 밝혔다. 이와 함께 인공지능(AI) 관련 수요 확대로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인 HBM의 매출 성장도 기대를 모으는 요인이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감산 시행 뒤 4개월 이후부터 공급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고려하면 공급 축소는 3분기부터 본격화할 것”이라며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도 3분기부터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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