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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3.4조 적자 쇼크…"감산 효과로 2분기부터 회복"

■1분기 역대 최대 영업손실

수요 부진·D램값 하락 겹쳐 2개 분기 누적손실 5조

"구매 문의 증가로 출하 늘 것" 고성능제품 적극 공략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연합뉴스




반도체 업황 악화 심화 속에 SK하이닉스(000660)가 올해 1분기에 3조 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이어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SK그룹에 편입된 후 사상 최악의 실적을 냈다. 다만 메모리 업계의 감산 효과가 본격화하면서 SK하이닉스의 실적도 바닥을 찍고 2분기부터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에 매출 5조 881억 원, 영업손실 3조 4023억 원을 기록했다고 26일 공시했다.

지난해 4분기 1조 8984억 원의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2개 분기 연속 적자다. 적자 폭은 무려 79.2% 늘면서 역대 최대 손실을 찍었다. 2개 분기 동안 누적된 적자만 5조 원을 넘어섰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다운턴(하강 국면)이 1분기에도 지속되면서 수요 부진과 제품 가격 하락 추세가 이어져 매출이 감소하고 영업손실은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지정학적 위기 등 여파로 재고가 쌓인 데다 D램 등 주요 제품 가격마저 하락하면서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SK하이닉스의 주력 제품인 D램(DDR4 8Gb 1Gx8) 고정 거래 가격은 지난해 3월 평균 3.41달러에서 올해 3월 1.81달러로 반토막 났다. 낸드(128Gb 16Gx8)도 같은 기간 평균 4.81달러에서 3.93달러로 하락했다. SK하이닉스는 전체 매출에서 메모리 비중이 90%가 넘는 탓에 메모리 중심으로 악화된 반도체 시장의 불황 여파가 더 크게 미쳤다. 회사는 올해 1분기 D램과 낸드 출하량이 전 분기 대비 각각 20%, 10% 중반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SK하이닉스는 감산 효과 등이 본격화하면서 2분기에는 실적 개선이 나타날 것이라는 입장이다. 1분기 실적이 저점을 찍었고 판매량 또한 점진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얘기다. 업계 1위인 삼성전자가 메모리 업계의 감산 행렬에 동참하면서 시장 분위기가 변했고 그 효과가 하반기에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명수 SK하이닉스 D램 마케팅담당 부사장은 콘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의 감산 발표 이후) 고객의 몇 가지 변화가 있다”며 “하반기 준비를 위해 2분기에 구매를 해야 하는지 문의하는 고객이 생겼고 현물가가 바닥이고 이를 바탕으로 계약 가격까지 안정화 기조로 갈 것인지 하는 문의를 많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올해 D램 수요 성장률은 한 자릿수 중후반대, 낸드는 10% 중후반대로 예상된다”며 “2분기에는 전 분기 기저 효과로 D램과 낸드 모두 1분기 감소분을 초과하는 두 자릿수의 출하량 증가를 예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물론 업계에서는 수요 회복 속도가 더뎌 상반기 중 시장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는 반응도 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고객사의 재고 수준이 여전히 높다”며 “출하 증가 폭 대비 가격 하락 폭이 커 전 분기 대비 2분기 실적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SK하이닉스는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 경쟁에 따른 서버용 고성능·고용량 D램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대비해 DDR5,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성능 D램과 176단 낸드 기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판매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측은 미국의 중국 반도체 제재로 중국 생산 공장의 운영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과 관련해서는 “종합적으로 중국 공장 운영 계획을 검토 중”이라면서도 “현재 상황에서는 특별하게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비 수출 통제 자체에 대한 유예를 받을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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