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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가게도 아닌데 참외 3만봉 팔렸다…아보카도도 등장 [똑똑!스마슈머]

동네 과일가게 떠난 자리 채우는 편의점

편의점 4사, 과일 매출 30~53% ↑

접근성 높고 가성비 좋아…소포장

산지 직송 확대로 농가 지원 상생도

열대과일부터 프리미엄까지 확대

'진열기한제' 도입해 품질 관리 신뢰

GS25 홍보 모델이 ‘착한참외’를 쇼핑하고 있다. /사진제공=GS리테일




“과테말라산 바나나를 300원 할인해 판매한 결과 실제 편의점 방문 고객이 늘었습니다.”

서울시 영등포구 내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점주 A(45세)씨는 휴지와 세제로 채웠던 입구 앞 매대를 바나나와 수박, 포도, 망고 등으로 채운 과일 매대로 바꿨다. 이 매대는 유리로 된 출입문 바로 앞에 위치해 외부에서도 쉽게 눈에 띌 뿐 아니라 계산대 옆이라 계산을 기다리는 손님들의 눈길이 머물기도 한다. 과일을 구매하는 고객이 늘자 상품들의 진열 기간도 짧아져 신선한 과일을 공급할 수 있어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다. A씨는 주문하는 과일 바구니를 손수 제작해 판매하는 안도 고심하고 있다.

고물가 시대에 점차 자취를 감추는 청과점을 대신해 편의점이 그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편의점은 높은 접근성을 내세워 1인 가구를 위한 소포장 과일을 내세우는 가 하면 유통망을 활용해 산지 직송 상품과 할인 행사 등을 활용해 저렴한 가격에 선보이고 있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GS25의 과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3%가 늘었다. 같은 기간 CU는 31.4%가 증가했고, 세븐일레븐과 이마트(139480)24 역시 각각 30%, 51%씩 많이 팔렸다.

편의점이 과일을 본격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한 것은 팬데믹 직후였다. 코로나19로 외부 활동이 제한되며 전통 시장 내 위치한 청과점은 손님들의 발길이 끊겼다. 여기에 고물가까지 직격탄을 맞으며 고객들의 지갑이 닫혔다. 반면 편의점은 접근성이 높을 뿐 아니라 집에서 술이나 밥을 즐기는 ‘홈술’과 ‘홈밥’ 문화가 자리 잡으며 디저트 류인 과일 판매가 늘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2021년 정부가 코로나19로 인해 상생국민지원금을 국민들에게 배분했고, 이는 사용처에 포함된 편의점에서 정육이나 과일류의 판매량 증가로 이어졌다.

산지에서 직접 골라 가격 낮추고 신선도 높이고…"농가 살리기" 수호 천사


편의점들은 직접 산지에서 과일을 골라 유통 마진을 줄이고 신선도를 높이고 있다. 국내 약 5만 여 개에 달하는 편의점 점포를 활용해 ‘규모의 경제’로 대량 매입이 가능할 뿐 아니라 소비자들 간 접근성도 높이고 있는 셈이다.

GS25는 지난 2020년부터 ‘신선특별시’ 브랜드를 도입해 신선식품의 경쟁력 강화를 꾀했다. 선별부터 포장까지 5단계 과정을 거쳐 운영되는 이 브랜드는 1~2인 소가구를 고객군으로 한다. 가격은 평균 1500~3000원 선으로 현재 50여 개 상품을 운영 중이다. 세척 사과, 바나나 2입 등 소포장된 과일을 비롯해 딸기, 오렌지, 샤인머스켓 등 제철·프리미엄 과일까지 확대했다. 특히 GS더프레시와 공동으로 산지 매입부터 신선센터 공급까지 가격 경쟁력 확보와 품질 관리를 수월하게 했다.

세븐일레븐 과일MD들이 대추방울토마토 ‘노나리’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세븐일레븐


세븐일레븐은 어려움에 처한 농가 돕기에 나섰다. 최근 세븐일레븐은 농촌진흥청, 부여군과 손을 잡고 소비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방울토마토 농가와 직접 계약을 맺고 판매를 시작했다. 부여군 소재 방울토마토 농가는 전국적으로 생산량 1위지만, 방울토마토 파동으로 매출이 급감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세븐일레븐은 점포에서 판매하는 모든 방울토마토 생산지를 부여군으로 전환해 매달 10톤(t)의 대추 방울 토마토를 직접 매입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에서 선보이는 대추방을토마토 ‘노나리’는 일반 방울토마토 대비 당도가 2배 높고 단단하다. 이 외에도 세븐일레븐은 소규모 상품(200g)인 ‘세븐팜혼합과일 3종’, ‘세븐팜대추방울토마토’외에도 대용량 상품(500g) ‘세븐팜대추방울토마토’를 추가로 판매 중이다.

"못생겨도 맛은 좋아"…가격은 30~40% 이상 저렴


편의점은 틈새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못난이’ 상품들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CU는 지난 5월 ‘농가 돕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상품성이 떨어져 일반 경로로 유통이 어려운 채소들을 모아 판매하는 ‘싱싱상생’ 브랜드를 론칭했다.



싱싱상생은 맛과 품질, 영양면에서는 일반 상품과 다르지 않지만, 색상과 모양이 고르지 못한 ‘못난이’ 상품들을 취급한다. 이들은 같은 상품 대비 가격이 30~40% 가량 저렴해 일명 가성비 상품으로 인기가 좋다. 특히 CU는 2주 간격으로 시세를 판매가격에 반영해 가격을 즉각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GS25는 지난 달 19일 ‘착한참외’를 선보여 3일 만에 1만 봉, 2주 만에 3만봉 이상이 팔렸다. 착한참외는 당도 12브릭스(Brix) 이상의 참외 4~9입으로 구성됐지만, 일반 참외 대비 가격이 30% 이상 저렴하다. 이 상품은 GS프레시 전용으로 판매했으나, 올해 편의점으로 확대했다. ‘착한사과’ 역시 올 들어 누적 매출이 지난해 대비 117% 증가했다.

이마트24 홍보 모델이 아임e 2+3이래도안바바나'를 고르고 있다. /사진제공=이마트24


또 이마트24는 모양이 구부러져 상품성이 떨어지는 바나나를 모아 ‘아임e 2+3 이래도안바나나’를 지난해 선보였고, 올해(1~5월) 판매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51%가 늘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실제 맛이나 품질면에서는 동일하지만 구부러진 모양때문에 상품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던 바나나를 모아 알뜰한 가격으로 제공하면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상품 카테고리 확대에 인기도 ↑…진열기한제 등 신뢰 높인다


편의점에서 과일을 찾는 고객들이 늘자 취급하는 카테고리도 점점 다양해 지고 있는 추세다. 기존에는 사과, 바나나, 오렌지 등 일부 과일만 팔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아보카도, 한라봉, 골드키위, 레몬, 씨 없는 적포도 등 다양한 상품들이 등장했다.

세븐일레븐은 최근 들어 당도가 높고 식감이 좋은 열대 과일을 선호하는 고객이 많다는 점에 착안해 ‘통망고’, ‘통파인애플’ 등을 출시했다. 그동안 소포장이나 조각 과일로 팔던 것과는 달리 열대 과일을 통째로 담아 포장했다. 덕분에 올 들어(1~5월) 열대 과일 등 수입 과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5%가 늘었다.

세븐일레븐이 판매 중인 ‘통파인애플’. /사진제공=세븐일레븐


편의점은 신선식품의 특성을 감안해 소비자들의 신뢰 높이기에도 주력하고 있다. GS25는 신선식품의 ‘진열기한제(2~7일)’를 자체적으로 도입해 일정 기간 이후에는 폐기를 권장한다. 더불어 점주들에게 신선식품 폐기 지원금을 50~80%까지 지원해 품질 관리를 유도하고 있다. 이에 일부 점주들은 과일의 판매 기한이 짧다는 점을 감안해 비교적 저렴한 행사 과일을 당근마켓에 올려 그 기간 내 전량 소진하는 등 철저한 관리 하에 운영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일을 비롯해 채소 등 식자재 마트나 소형 마트가 점점 사라지며 이들의 빈자리를 편의점이 채우고 있다”며 “일부 편의점은 대형 마트 휴무일에 맞춰 과일이나 채소 발주를 더 늘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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