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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고추·감귤 넣은 K위스키…'맛있게 매운맛' 느껴보실래요"

◆도정한 쓰리소사이어티스 대표

한국인 첫 위스키 디스틸러

올해 직접 만든 '기원' 선봬

뚜렷한 사계절에 숙성 유리

"과도한 세금 체계 손질해야"

도정한 쓰리소사이어티스 대표가 남양주시 양조장에서 기원 위스키를 소개하고 있다./ 남양주=이호재기자




“위스키는 마시는 게 아니고 즐기는 거죠. 무슨 맛이 나올까, 무슨 향이 나올까 고민하며 마시는 게 위스키 경험을 쌓는 일입니다.”

국내에서 싱글몰트를 직접 제조하는 한국인 최초 위스키 디스틸러(증류주 생산자) 도정한 쓰리소사이어티스 대표를 6일 경기도 남양주 소재 양조장에서 직접 만났다.

쓰리소사이어티스는 위스키 숙성을 위해 고도가 높은 지역을 거듭 탐색하고 둘러본 끝에 2020년 6월 남양주에 터를 잡았다. 도 대표는 “고도 뿐 아니라 공기와 물이 좋아 위스키를 만들기에 최적의 장소”라고 소개했다. 여름에는 35도에서 40도, 겨울에는 영하의 날씨 덕분에 다른 나라와 비교해 숙성 기간이 짧다는 게 장점이라는 설명이다. 도 대표는 “직접 만든 ‘기원’의 경우 한국 날씨 덕분에 1년 숙성 기간이 스코틀랜드 4년 숙성 기간과 같은 퍼포먼스를 낸다”고 말했다.

도 대표의 위스키 사랑은 2005년 마이크로소프트 재직 시절부터 시작됐다. 당시 그는 위스키에 흠뻑 빠져 한국 지사 최연소 임원이라는 경력을 과감하게 내려놓고 수제 맥주 브랜드 ‘핸드앤몰트’를 만들어 맥주 시장에 뛰어 들었다. 맥주와 위스키는 숙성 과정이 다를 뿐 제조 방식은 비슷하다. 2018년 도 대표는 핸드앤몰트를 OB맥주에게 매각하고, 위스키 양조장을 만들기 위해 스코틀랜드 출신에 44년 위스키 제조 경력을 가진 앤드류 샌드를 영입해 뜻을 모았다.



도정한 쓰리소사이어티스 대표가 남양주시 양조장에서 기원 위스키를 소개하고 있다./ 남양주=이호재기자


도 대표는 한국적인 특성을 살려 위스키를 만들기 시작했다. 한국에서만 나는 재료들을 활용해 위스키를 생산했다. 대표적인 게 청양 고추와 제주 감귤이다. 도 대표는 “단순히 매운 게 아니라 한국적인 매운 맛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며 “또 첨가물을 넣는 대신 발효와 양조를 특별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위스키가 좋아 위스키 제조에 몰두하고 있지만 어려움도 많다고 토로했다. 그는 특히 국내에 위스키 양조장이 많이 생겨나게 하기 위해서는 세금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위스키 세금 체계는 출고가가 높을수록 많은 세금을 매기는 ‘종가세’다. 예를 들어 위스키 1병의 출고가가 10만원이라고 하면 주세가 72% 붙는다. 여기에 교육세 30%, 부가세 10% 등이 붙고, 다시 도·소매상 마진까지 더해져 소비자 판매 가격이 정해진다. 그러나 위스키를 도수 범위에 따른 차등 ‘종량세’로 전환할 경우 저도주는 낮은 세율을, 고도주는 높은 세율을 적용 받는다.일본은 알코올 도수가 37도 미만일 경우 주세와 소비세 10%가량만 적용된다. ‘카발란’ 위스키로 유명한 대만 역시 알코올 함량 1도에 따라 리터당 2.5 타이완 달러로 종량세 적용을 받는다.

회사를 키워가기가 쉽지 않은 사오항에서도 도 대표는 최근 경기도 가평에 3000평의 토지를 매입해 보리를 심기 시작했다. 이를 수확해 맥아로 만들어 위스키 전 과정을 모두 직접 국내에서 소화하겠다는 목표에서다. 도 대표는 “지난해부터 심기 시작한 보리를 수확해 지난 달 위스키 제조를 시작했다"며 “대기업들의 시장 진입이 가시화한 가운데 세금 문제 등이 해결돼 한국도 위스키 강국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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