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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바이오 공모주 ‘한탕주의’ 버려야 산다

투자증권부 김남균 기자

/이미지투데이




“사실 바이오 기업 홍보는 웬만하면 맡고 싶지 않아요. 요즘 분위기가 너무 안 좋아서 잘해야 본전입니다.” 기업설명(IR) 대행사 관계자들을 만나 바이오 기업 상장과 관련해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공통적으로 나오는 반응이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바이오 종목 투자는 ‘모 아니면 도’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6일 기준 올 신규 상장한 바이오 기업 4곳 중 2곳은 주가가 공모가 아래에 있고, 나머지 2곳 중 1곳의 주가도 상장일 시초가의 절반 수준이다. 지난주 수요예측을 실시한 두 기업은 공모액 규모가 최초 계획보다 반토막이 났다. 대통령까지 앞장서 바이오 산업을 ‘제 2의 반도체’로 키워야 한다고 나서고 있지만 바이오는 기업공개(IPO) 시장의 천덕꾸러기가 된 모양새다.

바이오 기업의 연이은 IPO 흥행 실패는 이들이 현재 가치에 비해 과도하게 비싼 몸값을 고집한 탓이다. 최근 새내기 바이오주들이 제출한 증권신고서를 보면 지난해까지 350억 원대 순손실을 내다가 3년 후 470억 원대 순이익을 낼 것이라 예측하거나, 유사기업(피어) 그룹에 흑자 제약사들을 대거 포함하는 등 장밋빛 미래로 가득하다. 유동성이 넘쳤던 2021년에는 유효했을 지 몰라도 아직 투심이 온전히 회복되지 않은 현 IPO 시장에서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심지어 기업을 설득해 공모가를 현실적으로 도출할 책임이 있는 일부 상장 주관사들이 눈앞의 이익에 급급해 시장의 불신을 자초하기도 했다. 체외진단 의료기기 개발 기업 프로테옴텍은 지난해 대비 2025년 영업이익이 약 18배로 늘 것이라 제시해 고평가 지적을 받자 주당 평가가액을 약 1만 2000원에서 1만 원으로 낮췄다. 이 과정에서 공모가 할인율을 37.9%에서 25%로 함께 낮춰 총 공모규모(150억 원)를 유지하는 꼼수를 부렸다. 논란이 거세져 공모가 할인율을 다시 높였지만 결국 수요예측에서 참패하며 겨우 72억 원만 모집하게 됐다.

바이오 기업은 투자자와 깊은 신뢰가 어느 분야보다 중요하다. 신약 개발은 성공률이 7.9%에 불과하고 평균 기간이 10.5년에 이를 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바이오 투자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려면 개별 기업부터 ‘공모 한탕주의’에서 벗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서울경제 투자증권부 김남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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