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바이오캠퍼스는 2032년까지 완성할 계획인데 위탁개발생산(CDMO) 수요에 따라 시기가 더 앞당겨질 수도 있습니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대표가 5일(현지 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2023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USA)’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제2바이오캠퍼스의 전체 마스터플랜을 공개했다.
최근 18만 ℓ 규모인 5공장의 준공 시기를 30개월에서 24개월로 6개월 앞당기기로 한 가운데 6·7·8공장까지 생산 규모와 준공 시기를 못 박은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의약품 공장 건설 노하우를 집약한 ‘디자인 쿠키’ 방식을 적용해 5공장 설계를 복제하며 공사 기간을 최적화할 계획이다.
림 대표는 “CDMO 시장이 고속 성장하는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시장점유율을 계속해서 늘리며 경쟁사들을 앞서고 있다”며 “4공장이 선수주를 빠르게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5공장 준공 및 가동 시기도 앞당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제2바이오캠퍼스의 전체 마스터플랜을 공개하며 국내 생산 시설을 최적화겠다는 입장을 밝힌 배경에는 최근 정부가 바이오 분야를 국가첨단전략산업으로 지정하면서 세제 혜택 확대 가능성이 높아진 게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당초 지리적 확장 전략에 따라 미국을 비롯한 해외 공장 설립을 검토해 왔다. 림 대표는 “미국 등 다른 국가에서는 한국처럼 빨리, 저렴하게 짓지 못한다“며 “미국 주정부 차원에서 지원은 해준다지만 국가 차원에서 세제 혜택이 반도체만큼은 아닌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항체약물접합체(ADC) 생산을 포함한 모달리티 다양화도 추진한다. 올해 초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공개한 2024년 1분기 ADC 생산 시작 목표를 2024년 중 변경하되 전용 생산 시설을 구축해 힘을 싣기로 했다. 최근 라이프사이언스펀드를 통해 ADC 기술 기업 ‘아라리스(Araris)’에 투자한 것처럼 ADC 생산 시설뿐만 아니라 생산 기술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기반 기술에 투자할 계획이다.
림 대표는 “유전자세포치료제(CGT) 분야 CDMO는 기존 메신저리보핵산(mRNA)에 더해 ADC 분야에 우선 집중할 것”이라며 “별도 건물에 ADC 전용 공장을 만들 계획인데 벌써 항체와 ADC를 한 시설에서 만들고 싶어 하는 고객사에서 선수주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인수합병(M&A)과 신약개발에 대해서는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했다. 림 대표는 “CDMO와 바이오시밀러 매출만으로는 글로벌 톱 30위권에 진입하지 못한다”며 “장기적으로 기술 투자를 이어가고 다음 단계로 가려면 신약개발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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