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단이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의 발언이 부적절했고 이로 인해 한국에서 느끼는 불편한 감정을 중국 측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중국 측도 더 이상 한중 관계가 나빠지는 것을 원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싱 대사 논란이 확산되는 것을 더 이상 원치 않았다. 민주당 의원단은 중국인의 한국행 단체관광 허용에 대해서는 중국 측이 전향적인 검토를 약속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중국을 방문한 민주당 민생경제위기대책위원회 소속 김태년·홍기원·홍성국·홍익표 의원은15일 베이징에서 열린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싱 대사의 발언 논란과 관련해서 “국민들이 불편한 감정을 느끼고 있고 이런 문제가 양국 간 국민감정을 해치는 쪽으로 진전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중국 측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홍익표 의원은 “이에 대해 한중 관계 악화로 느끼는 우리 기업들이 어려움을 충분히 전했다”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때처럼 정치, 사회, 문화 등의 교류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태년 의원은 “중국 정부 당국자나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싱크탱크 인사들의 표현에서 행간으로 읽을 수 있는 것은 중국도 더 이상 한중관계 악화를 원치 않는다는 것”이라며 “다만 관계 개선을 위해선 양국이 함께 노력하자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홍익표 의원은 싱 대사의 발언이 “부적절하고 외교관으로 바람직하지 않으며 한중 관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도 “그렇다고 여당에서 기피인물, 추방을 거론하는 게 적절한지는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차피 외교라고 할 때는 서로 선이 있고, 선을 지키는게 매우 중요하다”며 “한국 내 여론의 흐름, 우리 국민들의 생각을 잘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관계 개선을 원하면서도 중국 측은 책임이 한국 측에 있다는 일관된 입장을 전달하기도 했다. 홍기원 의원은 “중국 측 인사들이 한중관계가 어려움에 처해 있는데 원인이 자기들에게 있지 않고 한국 측에 책임이 있다는 취지로 이야기했다”며 “내가 받은 느낌은 예를 들면 대만 문제에 있어 우리 정부 측 인사들 발언이나 태도에 의구심을 갖는 것 같고 중국이 내정 문제로 생각하는 이슈들, 홍콩, 신장, 인권 이런 문제 관련 언급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는 것 같다는 인식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방중단은 중국 당국을 중국이 자국민 단체여행 허용 국가(현재 60개국)에서 한국을 배제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며 “이 부분에 대해 중국 외교부에서 전향적 검토를 약속했다”고 말했다. 홍익표 의원은 “확답은 아니지만 관계 부처와 적극성을 가지고 논의하겠다고 담당자가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중국 부부장(쑨웨이둥 외교부 부부장)에게 이야기하니 그다음 날 담당 국장급에서 연락이 왔다”며 “이 문제는 좀 더 노력하면 긍정적 조치가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방중 시기 등에 대한 지적에 대해 방중단은 이미 지난해 말부터 계획하기 시작해 두 달 여 전에 일정을 조율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김태년 의원은 싱 대사 발언을 계기로 한중관계가 악화한 상황에서 중국 방문이 적절하냐는 논란에 대해 질문에 “이런 와중이기 때문에 더더욱 방중해서 더 많이 만나고, 더 대화하고 소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홍성국 의원도 “이럴 때일수록 의원 외교가 더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강조했다. 김태년 의원도 “정부는 드라이하게 얘기할 수 밖에 없지만 의원 외교는 정부 당국자가 못 하는 말도 할 수 있고, 그게 의원 외교의 묘미”라고 말했다.
민주당 민생경제위기대책위원회 소속 김태년·홍익표·고용진·홍기원·홍성국 의원 등 5명은 지난 12일 베이징에 도착해 중국 외교부 관계자와 싱크탱크 등의 관계자들을 만났다. 고용진 의원은 이날 오전 먼저 귀국했고, 나머지 일행은 15일 저녁 귀국 예정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