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연한 엔데믹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코로나19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이들이 많다. 특히 만성기침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은데, 이들 중 절반은 천식성 기침 환자여서 기존 천식 치료 가이드라인에 치료하면 증상 완화에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송우정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와 박소영 중앙대광명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 공동 연구팀은 만성기침 환자를 롱코비드군(121명)과 일반군(100명)으로 나눠 기관지 염증 정도를 측정하는 호기산화질소(FeNO) 검사를 시행한 결과, 롱코비드 만성기침 환자의 약 44.7%가 천식성 기침으로 확인됐다고 16일 밝혔다. 일반 만성기침 환자 22.7%와 비교하면 2배 가량 높은 수치다.
천식성 기침은 만성기침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호흡곤란이나 쌕쌕거림보다 기침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 단순 폐기능 검사만으로 진단이 어렵다. 연구팀은 천식성 기침 환자들에게 스테로이드 등 기존 만성기침 치료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천식에 준한 치료를 진행했다. 약 한달 뒤 롱코비드 만성기침 환자의 치료 반응을 평가한 결과, 자가 기침 상태 측정법인 레스터 기침 설문(LCQ)에 응답한 환자 42명 중 83%가 유의미한 증상 개선을 보였다. 기침 증상 뿐 아니라 만성피로, 수면장애, 두통 등 동반 증상이 줄어들며 삶의 질 점수(EQ-VAS)도 평균 63점에서 74점으로 크게 개선됐다.
지금까지 코로나19 후유증으로서 만성기침의 특성과 진료지침 등을 연구한 사례가 없어 대한 연구가 없었다. 그로 인해 임상 현장에서는 일반 감기약이나 항생제를 장기간 사용하는 등 혼란이 불가피했다. 이번 연구는 롱코비드 만성기침 환자에게 기존 가이드라인을 적용하는 데 대한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송 교수는 “천식은 감기 바이러스 감염 이후 증상이 악화되는 특징이 있는데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후 잠재돼 있던 천식이 더 쉽게 발현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 만성기침 치료 방법에 잘 반응하지 않는 약 20%의 환자를 포함해 초기 치료반응이 장기적으로 이어지는지 대해서도 추가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에서 발간하는 영문학술지 ‘알레르기, 천식, 면역연구’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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