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금융사들이 긴축 정책의 일환으로 명품 의류나 가방 등을 착용하지 말고, 출장 시 5성급 고급 호텔에 묵지 말라고 임직원에게 권고하고 나섰다. 금융 부문 부패 단속을 약속한 정부의 압박과 경기 부진과 청년 실업률 상승에 따른 조치로 보인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영 뮤추얼 펀드와 중견 은행 등은 임직원들에게 고급스러운 생활 방식을 과시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이 뮤추얼 펀드는 비싼 음식, 명품 옷과 가방 사진 등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행위를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해당 중견 은행은 직장에서 명품 가방을 들고 출근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한 국영 보험 회사의 간부들은 근무하면서 비싼 옷을 입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한다.
로이터는 국영 금융사 외에 민영 금융사들 역시 유사한 대책을 세웠다고 전했다.
중국 금융사들이 이 같은 조치를 취한 이유는 시진핑 주석이 주창한 “공동부유(더불어 잘 살기)”의 일환으로 최근 정부가 금융권을 압박하고 있어서다. 정부가 공산당 이념을 위해 직원들의 화려한 생활방식을 통제하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아예 임직원 임금을 삭감한 금융사들도 있다. 중국공상은행과 중국건설은행은 은행 본점 직원 임금을 올해 일부 삭감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중국중신증권은 투자은행 부문 전반에 대해 기본급을 최대 15% 인하했고, 중국국제자본공사는 투자은행 전문가들에 대한 상여금을 전년보다 30~50% 줄였다고 매체는 전했다.
한편 중국 당국은 경기 부진과 높은 청년 실업률로 인한 분노를 금융사에 전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금융사 임직원은 가장 높은 임금을 받는 직업 가운데 하나다. 로이터는 “최근 중국 경제가 둔화하자 중국 금융인들의 화려한 생활이 소셜미디어에서 대중의 비판을 받았고, 이에 중국 정부가 호응했다”고 밝혔다.
올해 초 중국 당국은 “서구식 금융 엘리트주의를 없애고, 고급 취향을 과도하게 추구하는 쾌락주의를 바로잡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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