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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특단의 대책'은 가까운 곳에 있다

투자증권부 김선영 기자


국민연금이 올해 3월까지 벌어들인 수익금은 58조 원이다. 어마어마한 돈이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 지난해 주식과 채권에서 80조 원에 달하는 평가 손실로 1999년 기금운용본부 설립 이래 최악의 수익률을 기록한 탓이다.





국민연금은 이달 23일 최고 의사 결정 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를 열고 수익률 개선 방안을 궁리했다. 이른바 대통령이 주문한 ‘특단의 대책’이다. 결론은 최고 수준의 민간 전문가를 영입하겠다는 것이다. 운용역의 연봉 등 대우를 높이는 방안도 논의했다.

관건은 실효성이다. 기금운용본부의 전주 이전 이후 인력 이탈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기금 운용역들은 일주일에도 여러 번 서울과 전주에 오가며 업무를 본다. 사모펀드는 단 한 건의 출자 검토를 받기 위해 기금운용본부를 방문하는 날에는 모든 일을 제쳐야만 일정 소화가 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운용역들은 업무 과중의 부담도 안고 있다. 국민연금은 운용역 한 명당 2조 원의 자산 투자를 책임진다. 반면 국민연금보다 기금 규모가 작은 네덜란드와 캐나다는 한 명이 각각 7000억 원, 3000억 원을 굴린다. 국민연금의 한 운용역은 “국민의 노후를 책임진다는 사명감은 쏟아지는 업무량에 어느새 흐릿해진 것 같다”며 자조 섞인 푸념을 늘어놓았다.

새 인력을 확충해도 기존 운용역들이 이탈한다면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격이다. 올해 서울 논현동 강남 사옥에 마련하는 스마트워크센터는 실무진들의 큰 환영을 받았다. 30석에 불과하지만 이를 확대할 경우 운용역들의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실무진들은 겉치레가 아닌 당장 실질적인 대안이 필요한 것이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기금위에서 운용 수익률을 ‘긴 호흡’으로 접근하고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기 평가 손실보다는 내년 1000조 원의 기금 자산을 굴릴 국민연금이 장기간 안정적인 수익률을 확보할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는 의미다.

다만 지난해 국민연금이 받아 든 최악의 성적표는 현재 기금운용본부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장기 전략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투자를 책임지는 운용역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당장의 대안 역시 시급하다. 해답의 실마리는 때론 가장 가까운 곳에 있다.

서울경제 투자증권부 김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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