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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트리비아]블랙홀같은 폿벙커·비바람…자연이 만든 '시험 무대'

◆링크스 코스

해안가 황야…숨은 함정많아 '곤욕'

자연에 순응하며 상상력 발휘해야

내달까지 디오픈 등 빅매치 잇따라

올해 디 오픈이 열리는 잉글랜드 로열 리버풀의 4번 홀 모습. 로열 리버풀 홈페이지 캡처




주로 스코틀랜드 해안가에 분포한 링크스 코스는 골프가 탄생한 곳이다. 코스가 단지 바다 옆에 있다고 해서 링크스 코스는 아니다. 링크스의 주요 특징은 네 가지다. 첫째, 해안가 모래 지역에 위치한다. 둘째, 나무나 연못을 찾아보기 힘들다. 셋째, 둥글고 벽이 거의 수직인 폿(pot·항아리) 벙커가 많다. 마지막 특징은 항상 몰아치는 비바람이다.

링크스 코스는 자연의 순수 창작물이다. 그렇지만 인간이 만든 어떤 코스보다 난해하다. 장해물이 없고 뻥 뚫려 있으니 얼핏 만만해 보이지만 목표가 없으니 오히려 당황스럽다. 숨은 함정도 많다. 크고 작은 둔덕들이 볼의 방향을 바꾸고 오목한 벙커는 볼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인다. 쨍쨍하던 하늘에서는 갑자기 비바람이 몰아친다. 스코틀랜드 사람들은 “하루에도 사계절이 다 있다”고 말한다.

이런 링크스에서는 겸손해야 한다. 호기롭게 덤볐다가는 낭패를 당하기 쉽다. 미국에서 이름을 떨치던 보비 존스도 열아홉이던 1921년 세인트앤드루스 올드 코스를 처음 접했을 때 플레이가 뜻대로 되지 않자 스코어카드를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게임을 중도에 포기한 적이 있다. 당시 스코틀랜드 사람들은 “존스도 어린애에 불과하다”고 놀렸다. 존스는 링크스 코스를 연구한 끝에 자연에 순응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그런 후 1926년과 1927년, 그리고 1930년까지 디 오픈을 세 차례 제패했다.



메이저 9승의 게리 플레이어(남아공)는 “링크스에서는 야디지북을 잊고 눈으로 보고 감각을 느끼면서 상상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했다. 디 오픈에서 두 차례 정상에 오른 리 트레비노(미국)는 “가장 순수하고 궁극의 테스트 무대인 링크스를 경험해 보지 않았다면 골프를 했다고 할 수 없다”고 말할 정도였다.

국내에서 7, 8월은 폭염과 싸워야 하는 ‘극한 골프’의 시기지만 잉글랜드, 웨일스, 스코틀랜드로 구성된 브리튼 섬의 중북부 지역에선 이때가 골프를 즐기기에 가장 적합하다. 굵직한 대회도 이 시기에 몰려 있다. 13일 개막하는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PGA와 DP월드 투어 공동 주관)을 시작으로 디 오픈(메이저), 더 시니어 오픈(챔피언스 투어), 트러스트골프 여자 스코티시 오픈(LPGA 투어)까지 약 한 달 동안 빅 매치가 줄줄이 이어진다. ‘링크스 타임’이다.

올해 제151회 디 오픈이 열리는 곳은 잉글랜드 호이레이크의 로열 리버풀이다. 2006년 타이거 우즈는 이곳에서 열린 디 오픈에서 우승했다. 당시 72홀 동안 드라이버를 단 한 차례만 사용했다. 8년 뒤인 2014년 디 오픈이 다시 로열 리버풀을 찾았다. 한 번 정복한 코스에 대한 자만이었을까. 우즈는 둘째 날 77타를 치며 무너졌다. 2라운드에서만 여섯 차례 드라이버를 잡았는데 한 번도 페어웨이를 지키지 못했다. 최종 성적은 컷을 통과한 72명중 69위. 링크스 코스는 그런 곳이다. 그해 우승자는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였다. 다시 로열 리버풀을 찾은 올해 디 오픈에서 매킬로이는 9년간의 메이저 우승 가뭄 탈출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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