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유통 매장에 설치된 개방형 냉장고에 문을 달면 연간 61만 가구가 쓸 수 있는 규모의 전력을 아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와 한국전력은 지난해 시범 사업으로 시작한 ‘개방형 냉장고 문 달기’ 프로젝트를 올해 전국 유통 매장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11일 한전에 따르면 지난해 식품 매장 22곳을 대상으로 개방형 냉장고 문 달기 시범 사업을 추진한 결과 약 50%의 전력을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름철에는 최대 62%까지 아낄 수 있다. 이 사업은 대형마트나 편의점과 같은 유통 매장 내 개방형 냉장고에 문을 달아 냉기 유실을 최소화함으로써 에너지효율을 높이는 게 목적이다. 대형 유통 업체들은 소비자 편의나 냉장 식품의 신선도 확인 등을 이유로 그동안 개방형 냉장고를 애용해왔다. 하지만 냉기가 유출되는 탓에 대표적인 에너지 낭비 사례로 지적받아온 게 사실이다.
실제 한국소비자원이 전국의 5대 편의점 점포 60곳에 설치된 개방형 냉장 진열대의 설정 온도를 살펴본 결과 93.3%(56개)가 5도 이하로 설정돼 있었다. 반면 조사 대상 60개 점포 가운데 설정 온도 확인이 가능한 56곳에 설치된 도어형 냉장고의 설정 온도는 5도 이하가 75%(42개)로 조사됐다. 문이 달린 도어형 냉장고에 비해 개방형 냉장고의 에너지 소모가 더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한전은 올해 58억 원의 예산을 마련해 개방형 냉장고에 문 달기를 희망하는 매장에 대해 설치 면적(㎡)당 6만 원을 지원하고 있다. 한전은 전국 약 11만 개 매장에 설치된 50만여 대의 개방형 냉장고에 문을 달면 연간 2270GWh의 전기를 아낄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한다. 이는 약 61만 6000가구의 연간 전력 사용량에 해당하는 규모다. 특히 한전은 경영 여건이 어려운 소규모 생활형 점포에 대해서는 지원금 규모를 1.5배 높이기로 했다. 또 인버터와 변압기 등 소상공인들이 많이 사용하는 8개 품목에 대해서도 지원금을 1.5~2배가량 높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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