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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아름다움 전하고 싶었다"

이탈리아인 성직자 김하종 신부 로마서 출판기념회

노숙인 무료급식 '안나의집'에

코로나에도 많은 봉사자 발길

이웃에 대한 따뜻한 배려 느껴

김하종 신부




낯선 한국에서 26년째 노숙인을 위한 무료 급식소 ‘안나의집’을 운영하고 있는 이탈리아인 성직자 김하종(66·사진) 신부가 고국에서 자전 에세이 ‘사랑의 요리사(Chef Per Amore)’를 펴냈다. 한국과 한국인의 아름다움을 고국 이탈리아에 널리 알리고 싶은 마음이 그에게 책을 쓰게 했다.

김 신부는 10일(현지 시간) 로마에 있는 주교황청 한국대사관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서 “한국과 한국인들이 아름다워서 그 아름다움을 이 책으로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이탈리아인들이 꽤 많이 참석했지만 김 신부는 이탈리아인보다 한국인이 더 따뜻하고 배려가 넘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코로나19가 극성를 부리던 때를 떠올리며 “감염 우려 때문에 자원봉사자들의 발길이 끊기지나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컸지만 걱정과는 달리 하루에 40∼45명의 자원봉사자가 안나의집을 찾아왔다”며 “위험을 무릅쓰고 많은 자원봉사자가 오는 것을 보고 너무나 아름답다고 느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토요일에 미리 등록하지 않으면 일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자원봉사자들이 많다”며 “한국인은 이웃에 대한 배려, 고통받는 이들에 대한 동정심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김 신부는 1987년 사제 서품을 받고 1990년 오블라띠 선교 수도회에서 한국에 파견한 최초의 선교사로서 한국에 왔다. 1992년 경기도 성남에서 빈민 사목을, 1993년부터 독거노인 점심 급식소를 운영했다. 국제통화기금(IMF) 금융위기 직후인 1998년부터는 급증한 노숙인을 돕기 위해 성남에 노숙인 무료 급식소 안나의집을 열었다. ‘안아주고 나눠주고 의지하는 집’이라는 뜻의 안나의집은 노숙인 급식소와 기숙사, 자활 센터, 가출한 아이들을 돌보는 청소년 쉼터로 이뤄져 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이름도 바꿨다. 김 신부의 본명은 빈체초 보르도로 한국 이름인 하종은 ‘하느님의 종’이라는 뜻이다. 이에 대해 “봉사하러 와서 봉사자로서 살고 싶어 하느님의 종이 됐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시신과 장기 기증 서약까지 했다. 김 신부는 “노숙인, 독거노인, 가출 청소년은 불쌍한 사람들이 아니라 부활한 예수님의 아픈 상처”라며 “나는 부활한 예수님의 아픈 상처를 모시는 것이다. 내게는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김 신부는 언제까지 안나의집을 운영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라고 말했다.

김 신부는 2021년 만해대상 실천대상을 수상했고 2019년에는 국민 추천을 거쳐 국민훈장 동백상을 받았다. 이에 앞서 포니정 혁신상(2018년), 올해의 이민자상(2015년), 호암상(2014년) 등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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