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사상 최악의 산불 사태를 겪은 하와이를 참사 발생 2주 만에 방문해 연방 정부 차원의 지원을 약속했다.
21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마우이섬 라하이나 산불 현장을 찾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국가는) 여러분과 함께 비통해한다”며 “연방 정부는 마우이 복구를 위해 필요한 만큼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재건 계획과 관련해 “우리는 다음 단계에 집중하고 있으며 그것은 (하와이를) 장기적으로 재건하고 이에 함께 하는 것”이라며 “마우이 주민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재건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하와이 산불 현장을 찾은 것은 참사 발생 13일 만이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카훌루이 공항을 통해 하와이 공항에 도착했으며 공항에 마중 나와 있던 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와 하와이 의회 대표단에 애도를 표했다. 이후 미국 대통령 전용 헬기 ‘마린원’을 타고 산불 주요 피해 지역인 라하이나로 이동해 현장을 둘러봤다. 현장에서는 응급구조대원들을 만나 현지 당국자로부터 대응 상황에 대한 브리핑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현지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늦장 방문’을 비롯해 미국 정부가 이번 산불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 역시 제기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선 10일 하와이를 연방 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신속한 지원을 약속했지만 정작 현지에서는 미숙한 재난 대비와 느린 구호 조치 등과 관련한 지적이 끊임없이 나왔다. 이에 18일 한미일 정삼회담을 마치고 곧바로 네바다주 타호 호수에서 휴가에 돌입했던 바이든 대통령은 민심이 악화하자 이날 휴가를 일시 중단하고 마우이를 찾았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날 바이든 대통령 부부의 자동차 행렬을 지켜보던 일부 군중은 이를 향해 가운뎃손가락을 들어보이기도 했다.
마우이 카운티 경찰에 따르면 8일 시작된 산불로 인한 공식 사망자수는 현재까지 114명에 이른다. 이날 리처드 비센 마우이 카운티 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실종자 명단을 정리했다”며 “산불로 인한 실종자수는 850명으로 확인된다”고 밝혔다. 앞서 실종자수는 2000명으로 추정됐지만 1200명가량의 안전을 추가로 확인했다. 섬 내 3곳에서 발생한 화재는 아직도 완전히 진압되지 않았으며 산불 현장에 대한 수색은 85%가량 완료된 상황이다. 디엔 크리스웰 미국 연방 재난 관리청(FEMA) 청장은 “아직 수색하지 못한 현장은 대형 건물을 포함하고 있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하와이에서는 산불로 지금까지 여의도 면적 3배 이상이 불에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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