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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마진 14달러까지 뛰었다…다시 볕드는 정유업계

배럴당 14달러대로…1월 이후 최고

유가 상승 지속에 휴가철 수요 증가

한 분기 만에 적자 탈출 기대감 커져

HD현대오일뱅크 대산 공장 전경. 사진제공=HD현대오일뱅크




정유업계의 수익성 지표로 불리는 정제마진이 최근 가파르게 오르면서 하반기 실적 개선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유가상승과 휴가철 수요가 맞물리면서 한 분기 만에 적자를 탈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14.13달러로 지난 1월 25일(14.33달러) 이후 약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정제마진은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비 등을 뺀 가격으로 정유사의 수익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통상 적자를 면하기 위한 하한선은 4~5달러대로 알려져 있다.

올해 정제마진은 2달러대까지 고꾸라지면서 업계의 수익성을 악화시켰다.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던 지난해 6월 한때 30달러까지 치솟았던 것과 비교하면 10분의 1수준에도 못 미친다.



하지만 최근 산유국들의 연이은 감산 조치에 국제유가와 석유제품 가격이 오르면서 정제마진이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두바이유 가격은 8월 둘째주에 배럴당 87.93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한 달 전보다 7.94달러 오른 수치며, 지난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국제유가가 연말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OPEC+ 산유국의 감산 규모가 현 수준을 유지할 경우 원유 재고는 올해 3분기에 하루 220만 배럴 가량 줄고, 4분기에 하루 120만 배럴 감소해 유가를 더욱 끌어올릴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주요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7월부터 하루 100만 배럴 규모를 감산하고 있는데, 이를 9월까지 지속하고 필요할 경우 더 연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사우디의 원유 생산량은 하루 900만 배럴로 최근 2년 사이 가장 적은 수준이다.

계절적 성수기도 맞물렸다. 3분기는 전 세계 휘발유 수요에서 3분의 1을 차지하는 미국의 휴가 기간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이미 지난 6월 글로벌 석유 수요는 여름철 여행 성수기와 발전용 수요 증가 등으로 팬데믹 이전 수준을 웃돌았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우디의 감산 의지가 강하고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유가 강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실적 낙관에도 정유업계는 마냥 웃을 수만는 없는 상황이다.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가 여전히 미미해 중국의 경기 부진이 국제유가를 다시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처럼 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서는 등 너무 높아지면 '횡재세' 논란 등이 다시 부각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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