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소형 벤처캐피털(VC)을 키워 ‘빙하기’를 겪고 있는 벤처투자 활성화에 나선다. 이를 위해 매년 모태펀드 출자 금액의 10% 이상을 신생·중소형 VC 전용 모태펀드 출자 분야인 ‘루키리그’에 배정한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5일 서울 영등포구 기술보증기금 서울본부에서 열린 ‘벤처캐피탈 업계 간담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벤처투자 활력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의 핵심은 중소형 VC의 외형 확대 지원이다. 중기부는 벤처펀드 출자사업에서 신생 운용사끼리만 경쟁하는 루키리그에 매년 모태펀드 출자 금액의 10% 이상을 배정하도록 하고, 신청 문턱도 대폭 낮췄다. 기존에는 업력 3년 이내, 운영 자산규모 500억 원 미만 VC만 신청할 수 있었지만 개편을 통해 5년 이내, 1000억 원 미만 VC도 가능해진다.
모태펀드 운용도 시장친화적으로 개선한다. 올 연말 신설되는 민간 전문가 중심의 ‘모태펀드 출자전략위원회’에서 중점 출자 분야와 재원 배분 등 모태펀드 투자 방향을 논의하고 출자 공고 전에 이를 제시하기로 했다. 모태펀드는 정부가 중소·벤처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개별 기업에 직접 투자하는 대신 벤처캐피털에 출자하는 펀드로 공공기관인 한국벤처투자가 운용을 책임진다.
업계에선 이번 대책에 따라 중형 VC가 얼어붙은 벤처투자 시장의 새로운 자금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형 VC 중심의 자금조달 구조가 바뀌면서 보다 도전적인 투자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다. 리스크가 높지만 파급효과가 큰 차세대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장관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벤처투자 시장이 갑자기 위축되면서 자금흐름이 정체되고 있다는 우려가 있다"면서 "민간 주도적인 벤처투자 생태계는 벤처·스타트업이 경제 성장을 이끄는 나라의 초석인 만큼 앞으로도 업계와 긴밀하게 소통해 시장이 필요로 하는 정책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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