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금리 상승으로 보험 부채가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나면서 보험사의 지급 여력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금융감독원은 국내 보험사들의 경과 조치 적용 후 신지급여력제도(K-ICS) 비율이 6월 말 223.6%로 전 분기 대비 4.7%포인트 올랐다고 밝혔다. 생명보험사의 K-ICS 비율은 224.3%로 전 분기 대비 4.9%포인트 상승했다. 손보사도 222.7%로 4.4%포인트 올랐다.
K-ICS 비율은 가용 자본을 요구 자본으로 나눈 수치로 손실을 보전할 수 있는 자본 규모를 나타낸다. 수치가 높을수록 재무 건전성이 양호하다는 의미다. 올해 새 회계기준(IFRS17)이 적용되면서 기존의 지급여력제도(RBC)가 K-ICS로 변경됐는데 제도 도입에 따른 보험사 부담을 줄이기 위해 당국은 자본 증감 변화를 순차적으로 반영하는 ‘경과 조치’를 도입한 바 있다.
보험사의 건전성이 개선된 것은 요구 자본 증가액보다 가용 자본이 더 많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보험사의 6월 말 가용 자본은 259조 5000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12조 6000억 원 증가했다. 시장금리 상승에 따라 보험 부채가 감소하면서 기타포괄 손익 누계액이 5조 9000억 원 불었다. 신규 발생한 보험계약마진(CSM)이 반영된 조정준비금도 3조 2000억 원 늘었다.
요구 자본(116조 1000억 원)은 전 분기보다 3조 3000억 원 늘었다. 주식 위험 증가에 따른 시장 리스크가 3조 7000억 원 증가하고 해지 위험 증가에 따른 생명, 장기 손보 리스크가 1조 9000억 원 늘었다.
업체별 K-ICS 비율(경과 조치 전 기준)을 보면 생명보험사 중에서는 라이나생명(316%), 메트라이프생명(315.3%), 카디프생명(309.7%), KB라이프(270.7%) 등이 높았다. 반면 DGB생명(150.5%), 하나생명(121.6%), ABL생명(113.2%), 흥국생명(108.6%) 등은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손해보험사의 경우 삼성화재(274.3%), AIG손해보험(267.1%) 등이 높고 롯데손해보험(143.2%), 흥국손해보험(132.3%) 등은 비교적 낮았다. 최근 매각이 불발된 MG손해보험은 K-ICS 비율이 62.1%로 1분기 말(65%)보다 낮아졌다.
금감원은 경과 조치 적용 후 보험사들의 6월 말 기준 지급여력비율이 전반적으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경과 조치 적용 전 지급여력비율이 100% 미만이었던 KDB생명과 푸본현대생명·IBK연금에 대해서는 채무 개선 계획 이행 실적을 지속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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