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011200)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기존 계획대로 HMM 주식 약 3억 9870만 주를 모두 팔기로 했다. 시장에서는 유찰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23일로 예정된 본입찰을 포함한 매각 작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뜻이다.
산업은행 사정에 정통한 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20일 “매각 대상 주식 수는 (영구채 2억 주를 포함해) 공고를 낸 것에서 전혀 변동이 없다”며 “HMM 매각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7월 HMM 주식 매각 공고를 내면서 대상 주식이 3억 9879만 주라고 설명했다. 당시 산은은 대상 주식 수는 최종 입찰 시점에 변경될 수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이 때문에 최근 HMM 주가가 오르자 매각 주식 수를 조정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있었지만 이 같은 가능성을 배제한 셈이다.
이 관계자는 매각의 성패를 가를 예정가격(예가)에 대해 “매각 측이 기본적으로 시총을 보지만 회사의 가치를 평가해 예가가 결정된다”며 “주가는 여러 요인 탓에 6개월 전과 후가 다를 수 있지만 근본 기업가치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국유재산법 시행령에 따르면 상장주식의 매각 예가는 최근 30일간의 시세를 가중산술평균해 정하되, 경쟁입찰의 경우 자산 가치와 수익가치, 상대 가치를 고려해 정할 수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의 고위 관계자는 “산은이 회계법인을 통해 HMM의 기업가치를 평가했을 것”이라며 “주당 매각가격이 주가보다 낮아도 가치평가보다 높으면 문제가 없다. 되레 매각가가 주가보다 높아도 가치평가 금액보다 낮으면 감사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HMM의 주가가 치솟고 있어 시세보다 낮게 HMM을 팔 경우 여론 부담이 불가피하다. 이날 HMM은 전날보다 2.46% 오른 주당 1만 591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총은 10조 9626억 원으로 11조 원에 육박한다. 단순 계산으로 매각 주식 가격만 약 6조 3000억 원이 넘는다. 경영권 프리미엄(20~30%)을 더하면 매각 대금이 천정부지로 뛴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정치권에서 적격인수자가 없으면 매각하지 마라는 말이 나오고 HMM 노동조합도 매각에 반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가보다 상당히 낮게 팔면 뒷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이 때문에 유찰 얘기가 나오는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주요 인수 후보 가운데 하나였던 LX그룹은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거나 참여해도 의미 없는 가격을 써내는 형태로 발을 빼기로 가닥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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