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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조, 247억 벌고 312억 써…인건비·교육에 절반 사용 [biz-FOCUS]

작년 '가계부' 살펴보니

1987년 설립 이래로 첫 공시

구체적 사용처 공개 안했지만

"회계 투명성 확보 계기" 평가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가 울산 공장에서 임금 투쟁 출정식을 열고 있다. 사진 제공=현대차 노조




정부가 노동조합 회계 공시 시스템을 구축하며 현대자동차 노조의 가계부가 처음 공개됐다. 현대차(005380) 노조가 설립된 1987년 이래 회계 내역이 외부로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최대 조합원을 보유한 현대차 노조는 지난해에만 약 300억 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인 사용처가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노조의 회계 투명성이 확보될 계기가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4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전국금속노조 현대차지부를 포함해 한국GM지부, 르노코리아 노조 등 주요 자동차 업계 노조는 공시 마감일인 지난달 30일 이전에 회계 정보를 시스템에 입력했다. 앞선 10월 정부는 노조법과 소득세법 시행령을 개정해 조합원 수 1000명 이상인 노조가 회계 내역을 공식 시스템에 등록해야 세제 혜택을 주기로 방침을 정했다. 초기에 주요 노조는 탄압이라며 반발했지만 조합원의 세제 혜택을 위해 정부 방침에 협조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꿨다.





현대차 노조는 4만 7000여 명에 달하는 조합원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수입과 지출 규모도 상당했다. 회계 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의 지난해 수입은 총 559억 6029만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도 이월금이 312억 8832만 원으로 수입의 절반 이상이었다. 현대차 노조가 2018년 이후 전면 파업을 하지 않으며 축적된 투쟁 기금이 이월된 여파로 풀이된다. 이월금을 제외한 당기 수입은 246억 7197만 원이며 이 가운데 조합비가 137억 8615만 원으로 55%를 차지했다. 조합원들은 매달 기본급의 1~2%씩을 조합비로 낸다.

지출 총계는 559억 6029만 원에 달했는데 이월금(247억 1477만 원)을 제외한 당기 지출은 312억 4552만 원으로 나타났다. 주로 인건비(134억 9231만 원), 하부 조직 교부금(26억 460만 원), 교육·홍보 사업비(9억 8764만 원) 등에 많은 자금을 썼다. 다만 기타 사업비(75억 원), 기타 운영비(31억 원) 등의 명목으로 수십 억 원이 집행됐지만 구체적인 사용처가 공개되지는 않았다.

현대차보다 조합원 규모가 작은 한국GM 노조와 르노코리아 노조는 지난해 각각 89억 원, 7억 원을 지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아(000270) 노조는 대의원 회의를 제때 소집하지 못하며 제출 시한 내에 자료를 내지 못했다. 노조 측은 “조합원들이 3개월치 조합비의 소득공제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됐지만 집행부 선거 이후 빠르게 회계 공시에 참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계 공시 참여를 노조 자율에 맡기고 구체적인 집행 내역까지 파악할 수 없다는 점은 한계다. 하지만 투명한 회계 공개로 노조가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것이 업계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노무 업계의 한 관계자는 “깜깜이 회계는 노조의 고질적인 문제였다”며 “정부 시스템을 통해 회계가 외부에 공개됐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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