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할 당시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의혹에 대해 모든 사람들이 강력하게 규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5일(현지시간) 백악관 공동 취재단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내년 대선 선거자금 모금 행사가 열린 매사추세츠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하마스 테러리스트들은 여성들과 소녀들에게 최대한도의 고통을 가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세계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에서 눈을 돌릴 수 없다"면서 "우리 모두가 강력하게, 모호함 없이 하마스 테러리스트들의 성폭력을 규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이것은 확실히 짚고 넘어가자"며 "하마스가 (인질 중) 남아있는 젊은 여성들을 석방하기를 거부한 것 때문에 합의가 깨졌고, 교전 중단이 종료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하마스는) 아직도 하마스에 인질로 잡혀있는 모든 사람을 즉시 가족들에게 돌려보내야 한다"며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정부와 시민 사회는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당시 하마스가 성폭력 등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해 왔다.
영국 BBC 방송과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 경찰이 현재까지 하마스의 성범죄에 관한 목격자와 의료진 증언 1500여 건을 수집했다고 전날 보도했다.
반면,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주장하는 성범죄 등 잔혹 행위는 하마스 공격 이후 침입한 다른 무장 세력에 의한 것이라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한편 유엔여성기구는 지난 1일 성명을 내고 10월 7일 발생한 모든 종류의 성폭력이 조사되고 처벌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유엔여성기구가 성명을 내기 하루 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하마스의 성범죄 조사의 필요성을 시인했다.
이스라엘의 여성 인권 운동가이자 변호사 루스 할페린-카다리 교수는 이 같은 유엔의 대응을 두고 "너무 오래 걸렸다"며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유엔의 누구도 '성폭력'이라는 단어를 드러내놓고 사용하지 않았다. 이들이 그렇게 하기까지는 7주가 넘게 걸렸다"고 비판했다.
유엔 조사위원회는 현재 하마스의 성범죄를 포함해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에서 발생한 전쟁범죄를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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