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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연장·주4일제 투쟁 '불사'…강성노조에 현대차 또 파업리스크 [biz-플러스]

현대차 새 노조 집행부에 강성 인물

내년 상여금 900%·주 4일제 등 추진

'강한 노조''정면 돌파' 구호로 내걸어

공약 실천 위한 파업 등 강경투쟁 예고

아반떼 등을 생산하는 현대자동차 울산3공장이 16일 오후 노조의 파업으로 멈춰 서 있다. 이날 2개조가 각각 2시간씩 파업, 총 4시간 동안 현대차 전체 공장 가동이 멈추면서 2,200여대 450여억원의 생산차질이 빚어졌다. /울산=장지승기자




내년부터 2년간 현대자동차 노조를 이끌 새 집행부가 또 다시 강성 성향의 인물들로 꾸려졌다. 이들은 상여금 900%와 주 4일 근무제 도입, 정년 연장 등을 공약으로 내걸며 강력 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내년 경기 악화 등으로 국내 자동차 시장의 위축이 예상되는 가운데 노사 갈등이 커지며 경영 환경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7일 금속노조 현대차(005380)지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5일 진행된 10대 임원(지부장) 선거 결선투표 결과 기호 2번인 문용문 후보가 최종 당선됐다. 문용문 당선인은 총 1만 8807표(득표율 53.2%)를 얻어 기호 4번 임부규 후보(1만 6162표)를 앞섰다. 이번 투표에는 전체 조합원 4만 5312명 중 3만 5349명(투표율 78%)이 참여했다.

올해 노조 지부장 선거는 강성 성향의 후보자 4명이 경쟁을 벌이며 주목을 받았다. 문 당선인 역시 과거 강경 투쟁을 주도한 이력을 가진 인물이다. 1986년 현대차에 입사한 그는 1992년 성과 분배 투쟁, 1998년 정리해고 반대 투쟁으로 구속 및 해고된 바 있다. 2011년부터 2년간 제4대 지부장으로 재임하면서 총 22차례 부분파업을 벌였다. 문 당선인은 4대 지부장 재임 당시 사측과의 교섭을 통해 45년 만에 밤샘 근무를 없애는 주간 연속 2교대제를 도입했다.

업계에서는 당장 내년부터 현대차 노사 간 갈등이 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새 노조 집행부는 이번 선거에서 상여금 900%, 주 4일 근무제, 정년 연장 등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 내년 전주·아산 공장에 주 4일 근무제를 시범 시행한 뒤 2025년부터 전체로 확대할 계획이다. 금요일 근무시간을 8시간에서 4시간으로 줄이는 금요하프제 도입과 연구소 직원 재택근무 유지, 전기차 근속 할인 적용도 주요 공약 사항이다. 특히 임기 첫해인 내년에는 특별 성과급과 상여금 900% 확보를 목표로 한다.

문제는 이러한 요구 사항이 수용되지 않을 경우 파업 등 강경 투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실제로 새 집행부는 선거 기간에 ‘한다면 한다, 반드시 쟁취한다’ ‘실력 있는 강한 노조, 투쟁으로 정면 돌파’ 등 공격적인 구호로 조합원들의 지지를 얻었다. 현대차는 최근 5년 연속 무분규 임금 및 단체협약 타결을 이어가고 있지만 내년 노사 간 갈등이 불거질 경우에는 제동이 걸릴 수 있다.





특히 정년 연장을 둘러싼 노사 갈등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노조 측은 전기차 등 미래차 전환 시기에 고용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정년 연장을 꾸준히 요구하고 있다. 노조가 올 5월 조합원 556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 결과를 보면 △상여금 800% △성과급 지급 기준 수립 △각종 수당 현실화 △정년 연장 등이 주요 요구 사항으로 조사됐다.

사측은 정년 연장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갈등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전임 9대 집행부 역시 현재 만 60세인 정년을 국민연금 수령 직전인 만 64세로 조정해달라고 사측에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올해 임단협에서도 정년 연장을 요구하며 파업을 예고하는 등 사측과 대립각을 세운 바 있다. 강력 투쟁을 내건 새 집행부 들어서도 이 같은 갈등이 반복되면서 2012~2018년 7년 연속 파업 사태가 재연될 것이란 우라마저 나온다.

현대차의 경영 환경은 더 불투명해지고 있다. 경기 불확실성에 더해 노조 리스크까지 불거지고 있어서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경기 악화로 내년 국내 자동차 시장 규모는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올해 3분기 누적 11조 6524억 원의 영업이익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내년 노조 파업 등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 상황이 반전될 수 있는 것이다.

악화된 경영 환경 속에서도 현대차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이어가자 여론은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임금 인상이나 근무시간 축소 등에 앞서 생산성부터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새 집행부 당선 소식에 일부 누리꾼들은 노조를 향해 ‘귀족 노조’라고 지적하며 “일은 싫고 돈은 많이 받고 싶어 하는 도둑 심보” “생산성 없이 임금만 올리면 결국 또 죽는 것은 하청 업체”이라는 등 격앙된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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