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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회계투명성 갈 길 멀어…적극 감리로 제2파두 막겠다"

◆윤정숙 금감원 회계전문심의위원

몇달새 승진 거듭 첫 女전문위원

"IPO 기업 등 필요땐 신속 심사"

윤정숙 금융감독원 회계전문심의위원이 지난 5일 금감원 본원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권욱 기자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국내 기업들의 회계 투명성은 여전히 갈 길이 멉니다. 회계 범죄가 갈수록 고도화되는 만큼 투자자 보호를 위해 감독 당국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겠습니다.”

지난 1일부로 금융감독원 내 회계조직을 총괄하는 회계전문심의위원에 임명된 윤정숙 위원의 취임 일성이다. 지난 해 회계조사국장으로 승진한 그는 4개월 만에 주무국장인 회계감리1국장으로 이동한 후 1년도 채 안돼 전체 조직을 관할하는 전문심의위원 자리에 올랐다. 모든 자리에 ‘여성 최초’라는 타이틀을 추가했다. 부산여상 학생회장 출신 회계통의 꼼꼼함과 리더십이 제대로 발휘된 셈이다. 서울경제신문이 7일 분주함이 느껴지는 사무실에서 윤 위원을 만났다.

그는 “1981년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이하 외감법)’이 시행된 이후 40년 이상 이어져 온 자리에 임명돼 영광"이라면서도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하반기 들어서만도 카카오모빌리티, 두산에너빌리티(034020) 등 기업들의 분식회계 의혹부터 ‘뻥튀기 상장’ 논란의 파두 사태까지 다양한 회계 관련 사고가 발생하면서 회계 당국의 역할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윤 위원은 “대한민국의 국격이 높아진 데 반해 기업들의 회계 투명성 수준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며 “그동안 국제회계기준(IFRS) 전면 도입과 신(新)외감법 시행 등 회계 개혁이 이뤄졌지만 아직도 할 일이 많다”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 6월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발표한 회계투명성 평가에서 한국은 전세계 63개국 중 47위를 기록했다.



윤 위원은 감독원에 몸담았던 27년 동안 회계 투명성과 신뢰성을 제고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 도입에 앞장섰다. 그 결과 재무제표 심사제와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 상장사의 감사인 등록제 등 다양한 혁신 제도들이 정착됐다.

그는 회계감독당국의 제1원칙은 ‘투자자 보호’에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기술특례 상장이나 기존 상장사들의 신사업 추진이 증가하는 데 반해 이 과정에서 무늬만 신기술로 무장한 기업들로 인한 투자자 피해가 늘어나는 추세다. 윤 위원은 “재무제표 심사 대상을 선정할 때 기존의 선정 기준에 더해 다양한 위험요소를 적극적으로 적용해 필요시 신속하게 감리에 착수할 것”이라며 “기업공개(IPO) 예정기업이나 기술특례 상장 기업 등에 대한 심사·감리도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적극적으로 수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기업들을 감사하는 회계법인들의 관리 역시 중점 감독 대상이다. 최근 일부 회계법인 소속 회계사가 배우자를 허위로 채용하고 가짜 용역계약을 체결하는 등 불법행위가 적발된 바 있다. 윤 위원은 “아무리 작은 회계법인이라도 개별 직원이 별도의 법인처럼 채용과 자금 집행, 회계처리 등을 수행하면 법인 차원의 내부통제가 작동하기 어렵다”며 “과거에는 감독당국이 회계법인의 감사 품질을 중점적으로 봤다면 지난해부터는 테마별로 꼼꼼하게 감사인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중소형 회계법인이 통합관리체계를 구축해 운영할 수 있도록 살피고 위규사항에 대해서는 엄중 대처할 방침이다.

IT 기술 발달에 따른 감사환경 변화에 대응해 회계법인이 디지털 감사기술을 성공적으로 도입해 활용해나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그는 “회계는 자본시장의 파수꾼이라고 배워왔는데 수십 년 간 이 분야에 몸담아보니 경계하며 지키는 사람인 파수꾼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고 느낀다”며 “회계 투명성에 대한 낮은 인식을 개선하고 신뢰성 제고를 위해 필요한 요인을 찾아 보완하는 감독당국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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