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년간 명절 전후로 발생한 보이스피싱 피해 규모가 총 3만 5000여 건, 27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설 연휴의 경우 2020년 설 이후 피해액이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피해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는 만큼 올 추석에도 택배사나 명절 선물을 위한 쇼핑몰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범죄를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15일 서울경제신문이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명절 기간별 보이스피싱 피해현황’에 따르면 2020~2023년 설(1~2월)·추석(9~10월) 및 2024년 설 명절 전후 발생한 보이스피싱 피해는 총 3만 5690건(2713억 원)에 달한다.
특히 올해 설 연휴가 있었던 1~2월의 경우 피해 규모는 3106건(403억 원)으로 1건당 피해액이 지난 4년 중 가장 많았다. 피해 건수만 볼 때는 2020년 추석(2453건·237억 원) 다음으로 적었지만 피해액으로는 2020년 설 연휴(6786건·639억 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범죄가 점점 조직화·대형화 하면서 건당 피해규모도 커지고 있는 만큼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명절 전후에는 택배 조회와 명절 인사, 모바일 상품권·승차권·공연예매권 증정, 지인 사칭 등 스미싱(문자 사기)이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최근에는 스마트폰 앱을 활용해 개인 정보를 탈취하는 등 범죄 수법이 고도화되고 있는 만큼 전자기기 활용에 익숙지 않은 노년층을 중심으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우선 모르는 번호로 온 문자 메시지에 출처가 불분명한 URL이나 전화번호가 포함돼 있다면 절대 클릭하지 말고 삭제해야 한다. URL을 통해 악성 앱을 설치, 탈취한 개인정보를 바탕으로 보이스피싱 범죄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출처를 확인하기 위해 해당 메시지에 있는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어도 기관 관계자로 사칭해 피해자를 속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최근에는 조직 단위로 여러 명의 사기범이 택배사나 금융사, 금융·수사 당국 등 다수 기관을 동시에 사칭해 피해자를 혼란에 빠트리는 방법이 성행하고 있다. 금융사·금감원·경찰·검찰이라며 전화가 오면 일단 전화를 끊는 것이 좋다.
출처를 알 수 없는 앱이 함부로 설치되지 않도록 스마트폰 보안설정을 강화하고 백신프로그램을 설치해놓는 것도 방법이다. 만약 악성앱이 설치됐다면 모바일 백신앱(최신 버전)으로 검사 후 삭제하고 데이터 백업 후 휴대폰을 초기화 해야 한다. 이후 휴대폰 서비스센터 애프터서비스(A/S)까지 신청하는 것이 좋다.
지난달 23일부터 시행된 ‘여신거래 안심차단’ 서비스 이용도 추천한다. 이 서비스는 스미싱 범죄 등으로 개인정보를 탈취 당해 본인도 모르는 사이 신용대출, 카드론, 신용카드 발급 등이 이뤄질 경우 이를 사전에 차단해준다. 금감원에 따르면 최근 악성 앱 등으로 개인정보를 빼내 수천만 원에 달하는 대출을 실행해 이를 빼가는 범죄가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은행과 금융투자, 보험, 여신전문, 저축은행뿐만 아니라 상호금융, 우정사업본부를 포함한 4012개 금융회사가 참여하고 있으며 가입을 원할 경우 현재 거래 중인 금융회사를 방문해 본인 확인을 거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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