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호주 선수 이민우는 호리호리한 체격을 가졌지만 무시무시한 장타를 때린다. 이번 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평균 314.8야를 날리며 장타 부문 7위를 달리고 있다. 클럽 헤드 스피드는 시속 125마일(5위)에 달한다. 덕분에 그의 별명 중 하나는 ‘디스턴스 킹(비거리 제왕)’이다.
이민우의 무기가 장타 하나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21세 때부터 거칠고 다양한 환경의 유럽 무대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이민우는 그린 주변에서 창조적 플레이에 능하다. 이민우는 2023년 호주 PGA 챔피언십 우승 후 시상식 때 요리사 모자를 쓰고 나와 ‘셰프’라는 별명도 얻었는데, 마치 코스를 요리하듯 정교하고 다양한 쇼트 게임을 구사한다.
이는 수치로도 증명된다. 이민우는 올 시즌 PGA 투어 그린 주변 이득 타수 0.467타로 이 부문 8위에 올라 있다. 칩 샷을 그대로 홀에 넣는 경우도 자주 있어 PGA 투어는 최근 이민우의 ‘칩 인’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사진은 3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당시 이민우의 칩 샷 장면이다. 잔디나 그린 상황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이민우의 플레이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모습은 손이 클럽 헤드보다 앞서 있는 ‘핸드 퍼스트’ 자세다. 어드레스 때 볼을 오른발 앞에 두고 샤프트를 타깃 방향으로 살짝 기울여 주면 양팔과 샤프트가 y자 형태를 이루는데 이 자세를 임팩트 이후에도 유지하는 것이다. 이러한 동작은 손목 사용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칩 샷을 할 때는 동작이 클 필요가 없기 때문에 왼발에 미리 체중의 60% 정도를 실어준다. 하지만 스윙이 작다고 해서 몸을 꼿꼿이 고정한 채 손으로만 휘두르면 뒤땅이나 토핑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동작이 작은 샷을 할 때도 몸통을 자연스럽게 회전해줘야 일관된 볼 콘택트에 도움이 된다.
칩 샷을 할 때는 7번 아이언부터 웨지까지 다양한 클럽으로 사용할 수 있는데, 볼이 공중에 떠서 가는 거리와 굴러가는 거리는 어느 정도 연습으로 체득해야 한다. 다만 가장 기본인 핸드 퍼스트는 변하지 않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