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웹툰이 올해 선보일 숏폼(짧은 영상) 애니메이션 서비스 ‘컷츠’를 이용자 제작 플랫폼(UGC) 형태로 구축한다. 유튜브 쇼츠처럼 누구나 제작자가 될 수 있도록 해 풍부한 콘텐츠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도전만화’ 등 개방형 창작 플랫폼을 운영해 온 역량을 기반으로 유망 지식재산권(IP)을 발굴해 웹툰·영화 등 다양한 포맷으로 확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숏애니가 네이버웹툰의 새로운 성장 엔진으로 떠오를지 관심이 쏠린다.
6일 웹툰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웹툰은 숏폼 애니메이션 서비스 ‘컷츠’에 일반 이용자도 자유롭게 콘텐츠를 올리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전문 제작사나 작가에게만 콘텐츠를 공급받는게 아니라 소규모 스튜디오, 신인 창작자, 일반 이용자도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숏애니 서비스를 한국 네이버웹툰 앱에 먼저 탑재한 뒤 글로벌 서비스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숏폼 소비경험이 강화된 트렌드를 고려해 새로운 포맷의 콘텐츠를 ‘숏애니’ 중심으로 전개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네이버웹툰은 방대한 숏폼 애니메이션 콘텐츠 확보를 위해 진입 장벽을 낮춘 것으로 분석된다. 자체 제작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뿐만 아니라 실험적인 작품, 주류 트렌드까지 폭넓고 풍부한 콘텐츠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를 위해 네이버웹툰은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애니메이션 제작을 지원하는 도구를 제공하는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생성형 AI는 애니메이션 산업에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오픈AI, 어도비, 런웨이, 루마AI 등은 영상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는 AI 서비스를 선보였다. 일본에서는 제작의 95% 이상을 AI가 담당한 애니메이션 ‘트윈스 히나히마’가 지상파 방송사 등을 통해 공개됐다. 국내 스타트업 시나몬은 3차원(3D) 기반 AI 기술을 기반으로 영상 제작을 지원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UGC 구조를 통해 신진 IP를 발굴하며 포트폴리오도 확장할 수 있다. 인기 숏애니 IP를 웹툰이나 웹소설,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포맷으로 넓히는 등 애니메이션 생태계를 확장하는 ‘플라이휠’(flywheel·선순환 구조)로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극대화하기 위해 네이버웹툰은 ‘도전만화’(한국)·‘인디즈’(일본)·‘캔버스’(북미 등 글로벌) 등 아마추어 창작자 플랫폼을 운영하며 축적한 노하우를 ‘컷츠’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이들 플랫폼을 통해 ‘유미의 세포들'을 그린 이동건 작가, ‘신의 탑’의 SIU, ‘여신강림’을 연재한 야옹이, ‘로어 올림푸스’의 레이첼 스마이스 등 스타 작가를 배출한 것처럼 실력 있는 애니메이션 창작자도 발굴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초창기 도전만화에서 독창적이고 현재의 웹툰 산업 기틀을 닦은 작품들이 나왔던 것처럼 자신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고 싶은 누구나 숏애니 형식의 콘텐츠를 만들어 기발하고 창의적인 작품이 탄생하길 기대한다”며 “컷츠를 통해 많은 이용자들을 만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네이버웹툰의 이러한 행보에 숏애니가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지 주목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켓리서치퓨처에 따르면 숏폼 플랫폼 시장 규모는 2025년 599억 달러(약 85조 원)에서 2034년 6412억 달러(912조 원)로 연 평균 약 30.3%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 릴스, 틱톡 등 일반 숏폼 플랫폼과 달리 애니메이션 특화 플랫폼은 아직 두드러진 경쟁자가 없다. 높은 팬 충성도를 지닌 애니메이션 수요를 선점하면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실제 네이버웹툰의 모회사인 웹툰엔터테인먼트의 지난해 매출은 13억 4850만 달러(약 1조 8402억 원)로 전년 대비 5.1%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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