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비시자동차가 닛산자동차의 북미 공장에서 자동차 공동 생산에 나선다. 2015년 미국 생산에서 철수한 미쓰비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정책으로 인한 타격이 커진 상태다. 최대주주인 닛산은 북미 시장 부진으로 공장 가동률이 저조했던 터라 공동 생산 추진이 양측에 윈윈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미쓰비시는 전날 실적 발표에서 2025 회계연도 연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8% 감소한 1000억 엔(약 9600억 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발 관세는 약 400억 엔 순익 감소를 가져올 것으로 추산했다. 미국 시장 부진으로 2015년 현지 생산 철수를 결정한 미쓰비시는 미국 판매의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관세로 인한 타격이 크다. 트럼프 정부는 미국 생산 차량에 사용되는 부품에 대한 관세 일부 면제를 발표했지만 현지 공장이 없는 미쓰비시는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이에 최대주주인 닛산의 북미 공장에서 현지 생산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닛케이는 “미쓰비시가 미국에서 현지 생산 검토를 시작한 것은 미국의 관세를 일시적인 것으로 보지 않고 장기적인 공급망 구축이 중요해졌다고 판단했음을 시사한다”고 짚었다.
닛산과의 공동 생산에 사용할 공장, 구체적인 차종, 생산 시기는 앞으로 협의할 예정이다. 더 나아가 양사 간 협력 체계를 북미 이외 지역으로도 확대할 방침이다. 전기차(EV) 배터리 공유를 검토하는 한편 필리핀에서는 올해부터 상용차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공급을 받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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