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이 업황 부진에 위기를 맞은 2차전지 소재 사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1조 6000억 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지주회사인 포스코홀딩스는 이번 유상증자에 9200억 원 이상을 투입하기로 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이후를 대비하기 위해 실적 부진, 현금 여력 고갈 등에 시달리는 포스코퓨처엠(003670) 등에 대한 지원 사격에 나서는 모습이다.
포스코홀딩스는 13일 이사회를 열고 포스코퓨처엠·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포스코GS에코머티리얼즈의 유상증자에 총 9226억 원을 출자하기로 결정했다. 포스코홀딩스 측은 “전기차 캐즘 이후 시장의 본격 성장에 대비해 사업회사 투자사업을 완결하고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그룹 2차전지소재 사업의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편 그룹 핵심사업에 대한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포스코퓨처엠의 유상증자에 5256억 원을 출자해 지분율(59.7%)만큼 회사에 배정된 신주 100%를 인수한다. 포스코퓨처엠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1조 1000억 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자금 조달 목적은 시설 자금(1810억 원), 운영자금(2883억 7140만 원), 타법인증권 취득자금(6307억 원) 등이다.
포스코퓨처엠은 조달 자금을 구체적으로 캐나다 양극재 합작 공장, 포항·광양 양극재 공장 증설 등 국내외에서 진행 중인 양·음극재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투자 사업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포스코퓨처엠은 국산 인조흑연 음극재 생산을 위해 대규모 자금을 투자했지만 값싼 중국산 음극재에 밀려 타격을 입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해 매출이 3조 7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2% 감소하고 2000억 원대 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는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영업이익은 172억 원가량에 그쳤다.
올해 1분기 기준 장기차입금은 1조 6326억 원으로 3년 전보다 9배 증가했다. 부채비율은 139%, 차입금의존도는 46%로 같은 기간 큰폭으로 증가했다. 포스코퓨처엠 측은 “이번 유상증자는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제조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재무구조 개선과 아울러 중장기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재무건전성 등을 고려한 최적의 자금조달을 고민한 결과가 유상증자”라고 설명했다.
포스코홀딩스는 리튬과 리사이클링 사업에서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과 포스코GS에코머티리얼즈에도 각 3280억 원, 690억 원을 출자한다.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은 포스코홀딩스와 필바라미네랄즈가 각각 82%, 18% 비율로 합작해 설립한 회사로 호주 리튬 광석 원료를 국내로 들여와 2차전지소재용 수산화리튬을 생산하고 있다. 포스코GS에코머티리얼즈는 2차전지 리사이클링 회사인 포스코HY클린메탈의 지주회사로 포스코홀딩스와 GS에너지가 각각 51%, 4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법인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안정적인 운영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포스코홀딩스는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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