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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송현] 국가핵심기술 보유 기업을 지원하자

강천구 인하대 제조혁신전문대학원 초빙교수

韓 핵심기술수준 中에 추월당해

2차전지·반도체등도 美에 밀려

과감한 지원만이 기술안보 지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해 2월 국가 과학기술 자문회의를 열어 한국을 비롯한 미국·중국·일본·유럽연합(EU) 등 주요 5개국의 11대 분야 136개 핵심 기술을 비교 평가한 ‘2022년도 기술 수준 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한국의 핵심 기술 수준은 세계 선두인 미국을 100%로 했을 때 81.5%로 평가됐다. EU는 94.7%, 일본 86.4%, 중국 82.6%였다. 2020년에는 한국이 80.1%였고 중국이 80%였으나 2년 만에 역전당했다. 특히 136개 핵심 기술 중 미래 먹거리를 좌우하는 국가전략기술 50개에서 중국과 한국의 격차가 더 크게 벌어졌다. 중국은 86.5%로 한국(81.7%)은 물론 일본(85.2%)도 제쳤다. 한국은 핵심 기술 중 전기차 배터리 같은 2차전지 분야에서 미국보다 앞선 세계 최고였고 반도체·디스플레이도 선두권이었으나 지난해부터 추월당하고 있다.

국가정보원은 국내외 시장에서 차지하는 기술적·경제적 가치가 높거나 관련 산업의 성장 잠재력이 높아 해외로 유출될 경우에 국가의 안전 보장 및 국민 경제의 발전에 중대한 악영향을 줄 우려가 있는 산업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핵심 기술은 반도체 11개와 자동차·철도 10개, 철강 9개, 조선 8개, 정보통신 7개 등 총 76개다. 여기서 눈여겨볼 핵심 기술은 2차전지에 활용되는 리튬 2차전지 니켈 함량 80% 초과 양극 소재(전구체 포함) 설계·제조 및 공정 기술이다. 고려아연과 자회사 켐코가 함께 보유한 2차전지 전구체 원천 기술로써 지난해 11월 정부로부터 국가핵심기술로 인정받았다. 따라서 고려아연은 순수 국내 기술로 2차전지 핵심 소재인 전구체의 국내 자급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구축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 수 있게 됐다. 또 관련 법령에 따라 해당 기술에 대한 해외 유출 보호 조치도 받게 됐다.



배터리에서 전구체란 양극재가 되기 이전, 양극재의 원료가 되는 물질을 뜻한다. 배터리는 양극재에 어떤 물질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성능과 용도가 결정된다. 주로 니켈·코발트·망간 등이 사용된다. 이러한 원료들을 섞은 화합물이 전구체이고 여기에 리튬을 더하면 비로소 양극재가 된다. 양극재는 배터리의 약 40%를 차지할 만큼 중요한 요소다. 고려아연은 원천기술을 통해 전체 공정 시간 단축과 공정 비용 절감, 라인 편성 효율 개선 등으로 전구체의 생산성을 높이고 우수한 품질의 제조를 하고 있다. 정부 입장에서는 첨단산업으로 대표되는 2차전지 분야의 글로벌 경쟁에서 국가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그리고 국내 2차전지 소재의 핵심 광물 공급망 다변화를 통해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배터리 산업의 경제안보에도 기여할 수 있다.

또 하나는 산업통상자원부가 7일 고려아연이 신청한 고순도 아연 제련 기술 ‘헤마타이트 공정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했다. 헤마타이트 공정 기술은 아연의 제련 과정에서 철 등 불순물을 효율적으로 회수하는 기술이다. 고려아연은 이외에도 기존 제련에 비해 제조 원가를 60% 낮출 수 있는 ‘안티모니 메탈 제련 기술’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해줄 것을 신청했다. 고려아연의 장점은 다른 기업들과 달리 경영 환경이 안 좋을 때 오히려 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것이다. 핵심 기술은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제품 품질을 좌우하는 공정 기술이다. 정부는 혁신과 선제 투자로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에 과감한 지원과 보호를 해야 한다. 민관이 함께 노력해야 치열한 기술 패권 경쟁 속 단순한 생존을 넘어 미래 성장 동력 확보와 기술 안보 역량 강화까지 이뤄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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