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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여는 수요일] 강물

천상병





강물이 모두 바다로 흐르는 그 까닭은

언덕에 서서

내가

온종일 울었다는 그 까닭만은 아니다

밤새

언덕에 서서

해바라기처럼 그리움에 피던

그 까닭만은 아니다

언덕에 서서

내가

짐승처럼 서러움에 울고 있는 그 까닭은

강물이 모두 바다로만 흐르는 그 까닭만은 아니다



내가 흘린 한 방울 눈물이 강물로 스미는 것은 얼마나 뿌듯한 일인가. 다른 이들의 이슬 같은 눈물과 빗물 같은 눈물을 만나 도도한 흐름이 되어 바다에 닿는 것은 얼마나 벅찬 일인가. 해바라기처럼 오로지하던 마음은 얼마나 영혼의 뒤꿈치를 우뚝 솟게 할 것인가. 네 눈물과 내 눈물이 어깨 겯고 같은 방향으로 흐른다지만 슬픔의 빛깔마저 똑같다면 얼마나 쓸쓸할 것인가. 강물 위의 윤슬들도 저마다의 사연으로 명멸할 것이다. 뉘라서 슬픔의 독상 없이 기쁨의 겸상을 받을 것인가. <시인 반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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